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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④아마존, 클라우드 성장마저 멈추면?

기사입력 : 2023년01월30일 12:51

최종수정 : 2023년01월30일 12:51

아마존 웹서비스, 점유율 1위 지켜 낼까
소년가장 AWS, 차라리 분사가 유리?
제프 베조스, 복귀할까?
아마존 주가 반등 가능성은?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AWS(아마존웹서비스)는 현재 아마존의 핵심 사업부다. 매출액이 2019년 42조원(350억달러), 2020년 54조원(454억달러), 2021년 75조원(622억달러)를 기록하며 3년 연속으로 30% 이상의 고 성장을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경이롭다. 영업이익은 2019년 11조원(92억달러), 2020년 16조원(135억달러), 2021년 22조원(185억달러)를 기록하며 역시 3년 연속 고성장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성장률도 3년간 26%, 47%, 37%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아마존 AWS 실적을 표현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높다'는 문장이다. 실제로 2021년 기준 AWS의 매출액 비중은 아마존 전체 매출액에서 13%에 불과하다. 하지만 AWS의 영업이익 비중은 73%로 무려 22조원이다. 심지어 2022년에는 AWS의 영업이익 비중이 100%로 올라갔다. 아마존은 모든 것을 다 파는 회사이고 추가로 수많은 신사업들을 영위하고 있지만 실제로 아마존을 먹여 살리는 건 AWS가 유일하다고 봐도 될 정도다.

아마존 AWS의 2022년 분기별 실적을 살펴보자. 2022년 1분기의 전년대비 매출액 성장률은 무려 37%다. 2분기는 33%, 3분기도 28%로 여전히 고성장 중이다. 영업이익은 1분기에 57%, 2분기에 3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3분기다. 증가율이 11%로 뚝 떨어졌다. 영업이익 증가율을 전년 동 분기 대비가 아니라 직전 2분기와 비교해보면 소폭이지만 오히려 -5% 감소했다.

◆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성장 멈추나?

아마존 AWS의 폭발적인 성장은 이제 멈춰선 걸까? 만약 AWS의 고성장이 멈추고 완만한 성장으로 바뀌게 되면 아마존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설명할 방법이 없어지게 된다. 특히 2022년3분기의 부진한 아마존 AWS 부문의 실적발표는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마존의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 받은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존 AWS의 4분기 실적은 과연 어떻게 나올까? 이번에도 투자자들을 실망시킨다면 주가는 상당기간 부진할 수도 있다. 성장하지 못하면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성장주의 오래된 숙명이다. 

아주 오래전인 2006년에 세상에 없던 클라우드 시장을 새롭게 창조해 낸 건 아마존이었다. 그 당시 아마존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100%에 가까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사들도 앞 다투어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지금처럼 점유율을 나눠 가지게 됐다. 독점시장에서 과점시장으로 바뀐 셈이다. 다행히 과점 시장의 특성 상 완전경쟁 시장보다는 경쟁 강도가 느슨한 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기준 아마존 웹서비스의 시장점유율은 34%로 1위, 마아크로소프트 애저가 21%로 2위, 구글 클라우드가 11%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아마존이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추정 매출 규모는 2022년에 전년 대비 19% 증가한 약 588조원(4,903억달러)이다. 2023년에도 전년대비 21% 급증한 710조원(5,918억달러)으로 전망된다.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 전망이다. 그런데 정말로 2023년에도 이런 고성장을 지속하는 게 가능할까? 이미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2022년 3분기부터 클라우드 부문의 성장이 완만하게 꺾이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2년4분기(회계상 2분기) 실적을 아마존보다 먼저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확인 결과 애저(Azure)로 대표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의 전년 동 분기 대비 성장률은 18% 증가에 그쳤다. 애저(Azure) 등의 매출 성장률도 31%에 그쳤다. 나쁘지 않은 성장률이지만 컨센서스에는 미치지 못했다. 투자자들을 더욱 긴장시킨 건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의 성장률을 조금 더 낮춰 잡았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온통 아마존의 2022년4분기 실적발표에 쏠려 있다. 아마존 AWS마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다면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성이 드디어 꺾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만약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성마저 낮아진다면 아마존은 이 어려운 국면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 아마존 웹서비스, 점유율 1위 지켜 낼까

AWS(아마존 웹서비스)의 2022년3분기 실적 발표 결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에 그친 수치를 보고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동안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으로 주식시장을 이끌어 왔던 클라우드 테마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점이 클라우드 투자자들의 가장 큰 우려다.

그동안 AWS(아마존 웹서비스)의 매출증대 전략은 1차적으로 스토리지와 서버를 팔고, 가벼운 시스템에서 무거운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고객사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아마존의 클라우드로 옮기게 하는 것이었다. 이후에 궁극적으로는 고객사들의 아마존 웹서비스 의존도를 최대한 높여 아마존 생태계에 고객사들을 머무르게 하는 전략을 즐겨 써 왔다.

특히 한번 아마존 웹서비스와 거래를 시작한 고객사들은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나 구글 클라우드로 옮기려면 직원 교육부터 여러가지 변경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따라서 의도치 않게 아마존의 충성고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회사기밀이나 대외비까지 클라우드에 보관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또 에러 등에 대비한 시스템 안정성까지 고려하면 1곳의 클라우드 업체에 종속되는 게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는 게 고민거리다.

이런 이유로 멀티 클라우드 방식을 활용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미국 국방부다. 애초의 단일사업자 선정 방침을 바꿔 2022년말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 4개 회사와 약 11조원(90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복수 사업자 선정 시 사업자별로 보유한 장단점을 상호 보완할 수 있고 비용절감 효과와 특정 사업자의 정전이나 에러 등으로 발생하는 서비스 차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특히 안정성을 중시하는 금융서비스 업체들이 2개 이상의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시장 점유율 1위인 아마존 웹서비스에는 도움이 될까? 비용문제로 아직은 금융권과 대기업들만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멀티 클라우드가 확산될 경우 아마존의 클라우드 점유율 방어에는 방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소년가장 AWS, 차라리 분사가 유리?

아마존 전체 사업부의 2022년 9월말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1조4천억원(95억달러)을 기록했다. 전년 동 기간 대비 영업이익 감소률은 무려 -56%로 실망스러운 실적이다. 반면에 AWS 부문만의 별도 누적 영업이익은 21조1천억원(176억달러)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전체 영업이익은 왜 큰 폭으로 감소한 걸까? 충격적이게도 AWS 부문을 제외한 이커머스 중심의 나머지 부문 실적이 무려 -9조7천억원(81억달러)의 누적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아마존 전체로 볼 때 AWS는 거의 소년가장 수준이다. 잊힐 만하면 AWS 부문의 분사 이야기가 나오는 가장 큰 이유 이기도 하다. AWS 분사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분사의 긍정적 효과로 사업 집중을 꼽는다. 아마존이라는 거대한 모회사에 묶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좀 더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아마존 이커머스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AWS 이용을 회피하는 현재의 상황도 완화될 거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AWS의 분사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다. 일단 분사과정이 복잡하다. 아마존 모회사와 얽히고 섥혀 있는 AWS를 분리해 내는 과정이 쉽지 않다. 또 기존 아마존사업부문과 시너지 효과도 많아 반드시 분사가 유리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현실적으로 분사의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도 꾸준히 분사 전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AWS를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실망스러운 이익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다.

◆ 아마존 주가 반등 가능성은?

아마존의 AWS부문을 제외한 이커머스(북미+글로벌) 중심의 2021년 매출액은 489조원이다. 선뜻 얼마나 큰 금액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한국 쿠팡의 2021년 매출액 21조원과 비교해보면 느낌이 온다. 아마존의 매출액 규모가 쿠팡보다 무려 23배 크다. 게다가 AWS 매출액 75조원은 별도다. 합치면 연 매출액이 무려 564조원으로 쿠팡보다 27배나 더 큰 매출 규모다. 

 

이런 거대한 매출 규모에도 불구하고 2021년까지도 아마존의 매출 성장세는 멈추지 않았다. AWS부문을 제외한 이커머스 중심의 매출액은 2020년에 코로나19 특수로 39%라는 경이적인 성장율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20%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AWS 부문도 2020년 30%, 2021년 37%라는 고성장을 지속해 왔다. 문제는 바로 2022년이다.

2022년에 들어서면서 아마존의 분기 매출증가세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2022년 1분기는 140조원(1,164억달러) 2분기는 145조원(1,207억달러), 3분기는 153조원(1,271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성장률은 1분기에 7%, 2분기에 7%, 3분기는 15%에 불과하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던 빅테크 기업 아마존의 성장이 이렇게 심각하게 느려졌다면 주식시장은 아마존의 적정 주가를 어떻게 재 평가하는 게 합리적일까? 

아마존의 상대적으로 낮은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그 동안 수많은 지적이 있어 왔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은 지난 몇 년간 시가총액 1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여 왔다. 이 4개 기업 중 아마존의 부진한 영업이익은 늘 눈에 띈다. 그래도 2019년 영업이익은 17조원(145억달러), 2020년 27조원(229억달러), 2021년 30조원(249억달러)으로 지난 3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역시 문제는 2022년이다. 

2022년의 아마존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투자자들의 우려가 충분히 이해된다. 이커머스 분야는 아예 적자로 전환했다.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을 살펴봐도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37억달러)으로 전년 동 분기 대비 성장률은 -59%다. 2분기 영업이익도 4조원(33억달러)으로 -57%의 부진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더 추락해 3조원(25억달러)에 불과하다. 성장률도 -48%로 3분기 연속 심각하게 나쁜 수치를 보였다. 그런데 혹시 2022년은 고금리와 환율 영향으로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들 실적이 부진했던 건 아닐까?  

이제 미국 시가총액 상위 4개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액을 냉정하게 다시 한번 살펴보자. 애플은 143조원, 마이크로소프트는 100조원, 알파벳(구글)은 89조원, 아마존은 15조원이다. 아마존만 유별나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말 기준 아마존의 추정 PER은 69로 다른 종목들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왜 아마존만 유독 알파벳(구글)의 4배가 넘는 높은 PER을 적용 받아야 할까?

긍정론자들은 아마존이 이커머스 분야에서 이익을 남기지 않고 계속해서 재투자해 미국 각지의 풀필먼트센터 등으로 숨겨진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그런 유형과 무형의 자산들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에게는 전혀 없을까? 브랜드가치 높은 기업들은 대부분 상당한 무형의 자산들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게 보다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호재는 낙폭과대다. 낙폭과대를 뛰어넘는 강력한 호재는 흔하지 않다. 이런 논리로 살펴보면 1년만에 -50% 대폭락한 아마존 주가는 2023년에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1월부터 아마존 주가는 가파르게 반등해 2022년말에 84달러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21% 급등한 102달러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여전히 2021년말의 169달러 대비 -40% 하락해 있는 상황이다. 한 때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시가총액 1위를 다퉜던 위대한 기업 아마존이 언젠가 다시 1위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을까?

아마존이 여전히 적자인 이커머스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이익을 증가시키거나 AWS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하거나, 또는 새로운 신사업이 대박을 치지 않는 한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존은 최근 1만8천명의 정규직 감원계획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비용 절감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이 발표 후 기대감으로 아마존의 주가가 반등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소극적인 방식으로 다시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을까?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의 과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디즈니 실적이 고꾸라진 이후 은퇴했던 밥 아이거가 전격 복귀했다. 스타벅스의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도 복귀했다. 제프 베조스는 지금 복귀를 검토하고 있을까? 아마존 주주들은 이제 제프 베조스가 뭐라도 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편집 : 양홍민 / 그래픽 : 조현아)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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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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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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