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지났다. '대대적인 개혁'을 내세우며 지난 1년의 성과를 평가·홍보하려는 정부와 관계부처, 각계 단체의 행보가 이채롭다. '교육 개혁'도 연금·노동개혁과 마찬가지로 현 정부가 내세운 중요 과제 중 하나였다.
현 정부가 내세운 디지털교육, 유보 통합, 대학 개혁 등 무엇 하나 손쉬운 과제가 없다. '폭풍'과 같이 흘러간 1년이라는 평가도 있다. 폭풍 한 가운데에 학교 교사들이 서 있다. 학령인구 감소 충격에 정원 감축 압박도 받고 있다. 매년 추락하는 교권도 교사들을 내몰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
이런 현실이 반영됐을까. 제42회를 맞는 올해 스승의 날은 어느 때보다 참혹한 분위기다. 교권 만족도는 역대 최저 수준이며, 학교를 떠나고 싶어하는 교사는 어느때 보다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올해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67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는 교사의 어려움과 불안감, 학교의 어려운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교직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3.6%로 코로나 상황에서의 조사 결과보다 낮았다. 2006년 첫 설문(67.8%)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택하겠냐는 질문에는 20%만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교사노동조합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교사의 자존감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낮았다. 조합원 1만1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최근 1년 간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했다는 교사가 87%로 거의 10명 중 9명이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원인에는 교사의 학생 생활 지도에 대한 과도한 형사적 책임이 있다. 문제행동에 대한 생활지도나 학부모의 민원을 어려움으로 꼽은 교사가 '절반'을 넘어섰다.
다행히 교원의 정당한 학교폭력 사안 처리 및 학생 생활지도에 대해 민‧형사상 면책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떨어진 교권에 씁쓸함은 감출 수 없다.
'잠자는 교실을 깨우겠다' '디지털교육을 현실화 하겠다'는 등 개혁 실현을 위한 '교사'의 필요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다. 특히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디지털 교육'은 교사들의 도움 없이는 '헛 구호'에 그칠 수 있다.
해결 방법은 교육당국도 이미 알고 있는 듯 하다. 본인의 수업에서 조차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맞이할 수 있는 좌절감, 수업보다는 잡일에 매달려야 하는 교육 현실 등 교사의 사기를 꺾는 요소가 하루이틀 사이에 만들어진게 아니기 때문이다. 교실 안 문제를 밖에서 찾는 악순환의 고리를 더는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pio12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