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개인의 민감한 금융정보와 수사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은 윤석열 라인의 '한동훈 검찰'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김 의원이 몰래 코인 하다가 금융당국에 걸린 게 왜 제 작품이라고까지 하는지 저도 참 궁금합니다."
최근 '코인 이상거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쓴 글과 이에 대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반응이다.
사회부 김현구 기자 |
정권 교체 후 검찰의 야권 수사는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마무리되면 다른 수사가 개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민주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내년 총선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이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야권 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개시될 때마다 민주당의 기본 레퍼토리는 '야당 탄압' 또는 '정치 탄압'이었다. 여기에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근 일부 정치인들은 '총선을 앞둔 검찰의 기획수사'라는 내용까지 더하는 형국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야권 정치인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방어권 행사나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고려했을 때 이들의 반발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야권 수사에만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비판도 할 수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밑도 끝도 없이 검찰의 기획수사라고 주장하는 민주당의 반복적인 행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이다. 오히려 검찰 수사에 프레임을 씌우려고 장기간 진행된 '기획'이 아닌가라는 의심까지 든다.
최근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사건으로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 의원의 '코인 이상거래 의혹'이 있다. 돈봉투 사건은 돈봉투 살포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에서 수사가 시작된 것이고, 김 의원 사건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신고를 받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은 뒤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검찰이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화를 지시하거나 녹음하라고 지시한 것도 아니다. 김 의원에게 위믹스 코인을 사라고 권유한 것도 물론 아니다. 그럼 도대체 검찰이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기획했다는 것인가.
특히 김 의원 의혹은 개인의 일탈이라 치더라도, 돈봉투 사건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친 중대한 사건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보다 오히려 내부의 강도 높은 진상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할 사안이 아닌가.
검찰은 압수수색과 특정 피의자의 구속 필요성을 소명하면서 영장을 발부받는 등 주요 단계마다 법원으로부터 통제를 받고 근거를 쌓아가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검찰이 기획수사를 벌인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범죄 의심 정황을 포착하면 응당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오히려 두 의혹에 대한 정황을 포착하고도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면 직무유기로 처벌받을 사안이며, 검찰 조직 자체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검찰과 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선 최근 검찰 수사가 자기 진영에 대한 보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총선이라는 늪에 빠져 앞뒤 없이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제1야당 답게 보다 현명한 대응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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