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디지털 경제 주요 인프라 규정
소수 기업 독과점 등 경쟁제약 요인 분석
퀄컴·인텔 제재…브로드컴 동의의결 진행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퀄컴, 브로드컴, 인텔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문제로 지적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반도체를 운영체제(OS), 앱 마켓과 함께 디지털 경제의 인프라 가운데 하나로 보고 현재 이 분야 경쟁 촉진을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4월 25일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2023.04.27 dream78@newspim.com |
9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공정위는 현재 반도체 산업 실태조사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는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 소수 사업자의 경쟁제한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시장현황을 파악하고 경쟁제한 요인 등을 분석하기 위해 추진됐다.
반도체 분야에 대한 공정위 감시 강화는 예고된 일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내년에는 반도체 산업의 밸류체인, 전후방산업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경쟁 제약 요인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그동안 반도체 분야 독과점(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여러 유형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제재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12월 라이선스 시장과 칩셋 시장에서 독점력을 강화하고자 경쟁 칩셋 제조사에 표준필수특허(SEP) 라이선스를 거절한 다국적 통신업체 퀄컴에 1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관련 소송에서 최근 최종 승소했다.
공정위는 또 과거에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인텔과 퀄컴을 제재한 바 있다.
지난 2019년부터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에 스마트기기 부품 장기계약을 강제했다는 혐의와 관련한 심사를 진행해 왔다. 다만, 이 사안에 대해서는 브로드컴이 자진시정을 의미하는 동의의결을 신청해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공정위는 연구 결과를 이 분야 거래관행 개선과 사건처리를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실태조사 과정에서 특정 기업의 불공정거래 의심 사례가 드러날 경우 직권조사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차원의 연구 용역"이라며 "하도급 거래 실태조사 때와 같이 곧바로 직권조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ream7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