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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조코비치 무너뜨렸다... '알카라스 시대' 활짝

기사입력 : 2023년07월17일 06:53

최종수정 : 2023년07월17일 07:48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카를로스 알카라스(1위·스페인)가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와 '세기의 결승전'에서 승리했다. 메이저 대회 통산 최다 23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살아있는 전설' 을 무너뜨리며 남자 테니스의 '알카라스 시대'를 활짝 열었다.

알카라스는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4470만 파운드·약 743억원)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4시간 42분간의 혈투끝에 3-2(1-6 7-6<8-6> 6-1 3-6 6-4)로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16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알카라스(왼쪽)와 조코비치가 트로피를 들고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승자인 알카라스와 패자인 조코비치의 미소가 왠지 달라 보인다. [사진 = 윔블던]  

스무살의 알카라스는 지난해 US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며 우승 상금은 235만 파운드(약 39억원)를 거머쥐었다. 지난달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조코비치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며 상대 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나갔다. 조코비치의 윔블던 5연패와 통산 8번째 우승을 저지하며 20년 동안 이어져 온 '빅3'의 시대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코비치와 라파엘 나달(136위·스페인),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빅4'로 불렸던 앤디 머리(40위·영국)가 아닌 선수가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2002년 레이턴 휴잇(은퇴·호주)이후 21년 만의 일이다.

16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알카라스가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으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받고 있다. [사진 = 윔블던]

1세트. 긴장한 듯 알카라스는 고전하며 0-5로 끌려가다 1-6으로 허무하게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들어 몸이 풀린 알카라스는 먼저 브레이크하며 2-0으로 앞서나갔다. 곧바로 조코비치가 브레이크하며 2-2 균형을 이뤘고 결국 타이 브레이크까지 갔다. 이 대회에서 타이 브레이크 6전 전승이던 조코비치가 초반 앞서다 알카라스에 6-8로 역전당해 세트스코어 1-1 동률이 됐다.

3-1로 앞선 3세트 5번째 게임에서 알카라스는 13차례나 듀스를 반복하며 25분이 넘는 긴 승부가 이어졌다.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내고 포효한 알카라스는 3세트를 가져오며 세트스코어 2-1로 역전했다. 4세트 조코비치가 왼쪽 허벅지에 테이핑하고 나섰다. 노련한 경기운영과 놀라운 집중력을 앞세워 조코비치가 6-3으로 승리해 승부를 5세트로 몰고 갔다.

알카라스가 16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의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사진 = 윔블던]

지치지 않는 20대의 알카라스의 발은 36세 노장 조코비치를 이리저리 흔들며 힘들게 했다. 쉴 새 없이 코트를 누비는 알카라스의 절묘한 샷에 조코비치는 코트에 나뒹굴었다. 알카라스가 3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해내며 승기를 잡았다. 게임이 잘 안풀리자 조코비치는 라켓을 네트 기둥에 내리치며 분을 삭였다. 조코비치의 마지막 샷이 네트를 넘지 못하며 우승을 확정한 알카라스는 코트에 드러누워 얼굴을 감싸고 승리를 만끽했다.

알카라스는 5세트를 치르는 동안 서브 에이스에서 9-2로 앞섰지만 더블폴트 범실은 7-2로 조코비치보다 많았다. 퍼스트 서브 성공률은 조코비치가 64%-63% 근소하게 앞섰다. 위너샷 수는 알카라스가 66-32로 우위였지만 언포스트 에러는 45-40으로 많았다.

16일(한국시간)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조코비치가 달려가며 알카라스의 공을 받으려 하고 있다. [사진 = 윔블던]

조코비치는 "마지막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인 알카라스는 우승 자격이 있다. 잔디코트 경험이 많지 않을 텐데 이렇게 빨리 적응해 대단하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근소한 차이로 패해서 쓰라리다. 내가 더 강해져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알카라스는 "꿈이 이뤄졌다. 조코비치를 상대로 결승에서 이겼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조코비치는 내게 영감을 주는 스타다. 결승 무대에서 그를 상대로 경기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돌아봤다.

2018년 프로로 데뷔한 알카라스는 2021년 18세의 나이에 크로아티아 우마그 대회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마스터스 1000 대회인 마이애미오픈, 마드리드오픈에서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우승하는 기록을 잇달아 세웠다. 이어 US오픈을 제패하며 19년 5개월 역대 최연소 나이로 세계 1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알카라스는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지난 달 두 번째 메이저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다리 근육 경련으로 조코비치에게 1-3으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리 치료를 받으며 결승전에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 상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psoq133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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