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위 BYD, 한국 진출 적극 검토 상용 먼저 도전장
한중 정치적 이유 더불어 중국산 부정적 인식 여전
가격 경쟁력에 품질 바탕, 중저가 시장 '영향력' 기대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중국이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 됐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중국산 승용차를 찾아보기 어렵다. 양국의 정치적 갈등과 함께 중국 상품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중국산 자동차가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산 배터리와 전기차의 기술 발전에 힘 입어 중국은 자동차 수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그러나 중국 자동차는 한국시장에서는 상용차와 버스 부문에만 진출이 이뤄진 상황이다.
[방콕 신화사=뉴스핌]주옥함 기자=비야디(BYD)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프리깃 07'(護衛艦, Frigate). 2023.03.24 wodemaya@newspim.com |
중국의 1위 자동차 기업인 BYD가 올초 현대 포터와 기아 봉고가 독식하고 있던 1톤 트럭 시장에 전기트럭 T4K를 내놓았고, 하반기에는 9M 전기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BYD는 내년에는 상용차들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지만 아직 승용차 출시 계획은 없다.
BYD는 지난해 연초부터 한국시장 진출을 적극 고려했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BYD 측은 한국시장의 승용차 진출 계획을 물은 기자의 질문에 "현재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적인 이유와 더불어 한국시장에서 형성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을 꼽았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산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라며 "다만 중국에서 생산되는 볼보 계열 차나 폴스타 등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BYD의 1톤전기트럭 T4K 2023.04.06 dedanhi@newspim.com |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테슬라도 중국산 CATL 배터리를 쓰지만 최종 조립단계에서 중국산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 전기차가 우리나라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에 들어가지 못한 것을 또 하나의 이유로 꼽았다.
이 교수는 "우리 정부는 국내 전기차 산업 보호를 위해 직영 서비스센터 구축을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걸었다"라며 "가격이 경쟁력을 결정할 최종 허들인 상황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중국 기업이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 2011년에 진출했다가 결과가 좋지 않았다. 품질 문제 때문"이라며 "중국 정부가 이 때문에 수출을 일정 정도 통제했었다. 이제 중국 자동차가 수출을 늘리고 있어 한국시장에도 들어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야디 산하 브랜드 양왕의 U8(뒷쪽)과 U9[신화사=뉴스핌 특약] |
전문가들은 일정 수준 이상에 오른 품질과 낮은 가격을 무기로 중국차가 한국시장에서 적지 않은 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중저가 모델이 들어오면 시장을 일정 정도 차지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라며 "기본적으로 500만원 이상 가격이 저렴한 데다가 물류 가격도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이항구 원장도 "중국 전기차가 원가 경쟁력은 월등히 높은데 품질이 어느 정도 받쳐주면 우리 시장에서도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 원산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이미 유럽이나 신흥국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이미지가 좋아진다면 한국 시장에서도 결과가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근 교수는 중국 자동차가 한국시장에서도 지배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 교수는 "아직은 중국산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1~2년 내에 중국 자동차가 들어올 것"이라며 "버스 시장은 이미 중국산이 지배하고 있는데 승용차 시장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호중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가성비가 높은 국산차와 지위재로서의 수입차 시장이 공존하는데 여기서 중국 자동차가 자리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엄청난 가성비를 보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혁신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가져야 가능할 것인데 고급차로서는 스토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