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60일 긴 시간 아냐…튼튼한 기초 다져야"
정해용 "국민 마음 얻고 국민 눈높이 맞도록 탈바꿈"
13명 중 정치인 5명, 비정치인 7명…여성위원은 7명
[서울=뉴스핌] 김윤희 박서영 기자 = 국민의힘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는 26일 오후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포함해 총 13명으로 구성된 최종 인선을 공표했다. '다양한 목소리가 들어갔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는 반면 '혁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인선 발표 직후 취재진과 만나 "당과 관계 없는 외부 인사를 많이 영입했다"며 "우리 혁신위는 약 60일 동안 일하게 될 건데 긴 시간이 아니다. 그걸로 막을 내려야 하는데 튼튼한 기초를 다져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쇄신·통합을 앞세운 인 위원장의 당초 구상과 달리 비윤(비윤석열)계 인선이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원 인선 배경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3.10.26 pangbin@newspim.com |
이번에 발표된 국민의힘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에는 현역 의원인 박성중 의원을 비롯해 김경진 동대문을 당협위원장, 오신환 광진을 당협위원장, 정선화 전주시병 당협위원장, 정해용 전 대구경제부시장, 이소희 세종시의원이 포함됐다.
외부 인사로는 이젬마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 임장미 마이펫플러스 대표, 박소연 서울대 소아치과임상조교수, 최안나 세종대 교수, 송희 전 대구 MBC 앵커, 2000년생으로 경북대 재학생인 박우진 씨도 합류하기로 했다. 혁신위 활동기한은 60일로, 오는 12월 24일까지다.
인 위원장은 이날 의사로 활동했던 자신의 이력을 언급하며 "아마 1주가 지나면 우리 당에서도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할 거다. 쓴 약, 꼭 먹어야 할 약들을 조제해 여러분이 아주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른 길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집을 지을 땐 기초가 중요하다. 도덕적 기초와 어떤 원칙. 정치가 대한민국의 수준을 못 따라가고 있다"면서 "제 기본 원칙은 생각이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그 다음이 소통. 그 다음이 희생, 희생, 희생, 희생"이라며 '기초'와 '희생'이란 키워드를 재차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정해용 혁신위원은 인선 기준에 대해 "국민 의견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 구성했다"면서 "정치인 5명, 비정치인 7명이고 여성 7명, 남성 6명으로 여성위원을 더 많이 모셨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은 "연령도 20대 1명, 30대 5명, 40대 2명, 50대 3명, 60대 1명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혁신위가 오는 총선에서 수도권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3명, 당세가 열세인 전북·세종에서 활동 중인 청년 여성 정치인 2명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다양한 국민의 뜻을 듣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 당을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꼭 탈바꿈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원 인선 배경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3.10.26 pangbin@newspim.com |
하지만 일각에선 총선 출마 예정자가 공천 룰을 개혁하는 혁신위원회에 포함되는 건 '플레이어가 룰을 건드리는 것'이라는 비판과, 혁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 대표적 '비윤(윤석열)'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혁신이랑 아무 상관없는 분들이 된 거 같다. 테마가 뭔지 모르겠다"라며 "이 혁신위원회로 혁신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혹평했다.
그는 "현역의원 자리가 정말 중요하다. 혁신위에서 원내는 한명인데, 원내 역할이 중요하다"며 "박성중 의원의 경우 당에다 쓴소리를 하는 분도 아니고, 친윤이라는 것보다도 당에 불리한 이슈가 나올 때마다 언론 탓만 하시고, 패널 성향 나누고 이러는 분"이라고 꼬집었다.
'오신환 당협위원장 등 눈에 띄는 인물도 있지 않냐'는 질문엔 "혼자서 뭘 할 수 있겠냐"고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혁신위 인선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거절의 의사를 밝혀 '인물난'이라는 말이 오간 것에 대해선 "결국 그 자체가 사실은 이번 혁신위의 성공 가능성, 그리고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이번 혁신위는) 당을 바꾸겠다는 거지 국가를 바꾸는 게 아니다"라며 "보니까 치과 의사, 재정 전문가 이런 분들이 있던데 글쎄, 정당을 바꾸는 데 있어 그분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신 교수는 당내 인사인 "김경진, 오신환, 정해용, 박성중 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누군지 생전 처음 듣는 사람들이 있던데, 재정학이라는 둥 금융전문가라는 둥 (인사들이) 혁신위에 왜 필요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친윤'으로 분류되는 박 의원이 인선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선 "꼭 비윤을 넣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천하용인, 이준석, 하태경 정도만 비윤이지 않냐. 그 몇명밖에 없는데 그 사람들이 들어가는 건 과대대표"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친윤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인요한 위원장은 지금 당에 뿌리가 없다"라며 "대통령실 지원도 받고 김기현 대표 지원도 받고 그래야지, 권한만 주어진다고 되는 게 아니다. 뚝심 있게 밀어붙여 혁신안을 올렸을 때 나올 수 있는 반발을 막을 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도권에 기반을 둔 한 의원은 "다양한 목소리가 들어갔다. 정치경험이 있는 분들이 들어갔으니 인요한 위원장이 정치 경험 없는 점을 보완할 수 있다"라며 "호남도 하나 있고, 서울도 있고, 오신환 위원장 정치경험도 있고"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yunhu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