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지원 예산 126억원→2896억원
공공병원 경영난에 소아과 오픈런 심화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가 내년 126억 1000만원으로 편성된 코로나19 유행 기간 감염병 전담병원 지원 예산을 2896억원으로 늘리는 안을 추진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3일 국회 앞에서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전력을 다한 공공병원에 대한 지원 예산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따르면 '감염병 대응 지원체계 구축 및 운영' 예산이 전년 대비 98.7% 삭감됐기 때문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는 복지부 내년도 예산을 당초 정부안인 122조 4538억원보다 3조 7000억원 늘렸다. 이중 '감염병 대응 지원체계 구축 및 운영' 예산은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공공병원의 손실을 보상하는 '의료기관 등 손실보상' 예산 등이 포함된 항목이다. 적십자병원 등 공공병원은 2년 넘게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지역 일반환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복지부는 감염병 전담병원이 진료 역량 등을 회복하도록 손실보상을 추진했다. 내년도 복지부 예산결산 심사소위원회심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감염병 대응 지원체계 구축 및 운영' 예산은 9530억 7900만원이다. 이중 의료기관 등 손실보상 예산은 6935억 3200만원이다.
반면 내년도 '감염병 대응 지원체계 구축 및 운영' 예산은 전년대비 98.7% 적은 126억 1000만원에 그쳤다. 의료기관 손실 보상에 대한 금액이다. 전체 예산은 전년 대비 98.7%가 줄었고 의료기관 등 손실보상 예산만 따지면 전년 예산인 6935억 3200만원에 비해 98.2% 줄었다. 사실상 전액 삭감이다.
공공병원은 정부의 지원이 단기간에 그쳐 경영난에 시달리고 월급을 지연하는 등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다며 예산 증액을 촉구하고 있다. 공공병원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 소외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의료를 보장하는 책임이 있어 폐업 시 장애인 등 소외계층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질 전망이다. 또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하는 병원이 부족한 상황에 공공병원이 폐업할 경우 소아청소년 응급치료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노동시민단체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위기에 공공병원 확충 예산 '0원' 국회와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11.24 kilroy023@newspim.com |
24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이같은 의견을 고려해 삭감된 예산을 늘릴 예정이다. 복지위는 126억 1000만원으로 삭감된 예산을 2896억원으로 증액했다. 2896억원은 감염병 대응 거점공공병원을 대상으로한 내년 1년치 손실 보상금이다.
복지위는 감염병 관리기관 설치·운영, 의료기관 등 폐쇄·업무정지 등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3년 상반기 손실액을 두 배로 곱한 뒤 국고 보조율 80%를 적용했다. 중앙의료원을 포함한 감염병 대응 거점 공공병원, 서울시 3개 시립병원 등의 1년치 적자분 보전을 고려했다.
복지부도 예산 증액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야 모두(공공병원 손실 보상 지원)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종합심사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의결될 예정이다.
예산이 지급될 구체적인 공공병원 대상은 정해지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대상을 선정하고 금액을 조정하거나 금액을 정한 뒤 공공병원 대상을 정하는 두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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