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 반출' 전 세메스 직원도 징역 1년 6월 실형
"조직·계획적 범행…피해 회사 상당한 경제적 피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SEMES)의 반도체 핵심기술을 취득해 중국 수출용 반도체 장비 개발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협력업체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정덕수 구광현 최태영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 등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반도체 장비업체 A사의 하청업체 대표 B씨와 전직 세메스 직원 C씨에게 1심과 같이 각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A사 임직원 3명에게도 각 징역 1년과 징역 1년 6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DB] |
앞서 이들은 2018~2020년 세메스가 2014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임계 세정장비 도면 등 반도체 관련 산업기술과 영업비밀을 취득해 중국 수출용 반도체 장비 개발에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사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로부터 세메스의 초임계 세정장비 개발을 의뢰받자 세메스 협력업체 근무 경험이 있는 B씨와 세메스에서 근무하던 C씨로부터 관련 도면을 제공받아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2019년 3월 세메스에서 퇴사하면서 도면 파일 500개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무단 반출해 업무상배임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이들이 공모해 세메스에서만 만들 수 있는 초임계 세정장비에 관한 산업기술과 영업비밀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사용했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도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세메스)의 영업비밀이자 산업기술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 및 사용해 초임계 세정장비를 제작하기로 계획했고 상당한 기간에 걸쳐 조직적, 계획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 회사의 중요한 기술 정보 및 기타 정보들이 해외 기업에 유출될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국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중대한 행위로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선고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상당히 고심했으나 원심의 선고 형은 적정하고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해 회사는 영업비밀 침해로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들은 용서받지 못했다"며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이 A사의 외부로 유출됐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원심에서 선고한 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