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7번방의 선물' 순 수익률 높아
영화계, 천만 영화의 꿈 갈수록 멀어져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65일 만에 관객 수 130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29일 오전 6시 기준 1300만 7699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천만을 넘긴 한국영화 중에서 '도둑들'(1298만), '7번방의 선물'(1281만), '암살'(1270만), '범죄도시2'(1269만),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 '신과 함께-인과 연'(1227만) 등을 제친 스코어다. '서울의 봄'에 앞선 천만 영화는 '명량', '극한직업', '신과 함께-죄와 벌', '국제시장', '베테랑' 등 총 5편 뿐이다. 총제작비 233억 원이 투입된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46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 뉴스핌] 영화 '7번방의 선물' 포스터.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1.30 oks34@newspim.com |
그렇다면 1000만 영화 톱 10 중에서 가성비가 높은 영화는 어떤 영화일까? 관객 수를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을 따졌을 때 1위는 영화 '극한직업'이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BEP)은 230만 명이다. 영화를 본 관객은 1626만명으로 손익분기점보다 1396만명 이상이 이 영화를 봤다. 이병헌 감독이 연출하고 류승룡과 이하늬가 주연을 맡은 코미디물로 역대급 가성비를 자랑하고 있다. '극한직업'의 제작비는 90억 원이었다. 매출액은 약 1377억 원으로 역대 한국영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작비 대비 15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2위는 '명량'과 '7번방의 선물'이 나란히 올랐다. 전체 흥행 순위는 각각 1761만 명과 1281만명으로 1위와 8위지만, '명량'의 BEP는 650만명, '7번방의 선물' BEP는 170만 명으로 제법 차이가 있다. 그 결과 두 영화 모두 손익분기점보다 1111만명의 관객을 더 모았다.
손익분기점으로만 보면 비슷한 스코어지만 제작비 대비 수익으로 따지면 '7번방의 선물'이 압도적이다. '극한직업'과 쌍벽을 이룬다.이환경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의 제목은 주인공 예승이의 생일인 '12월 23일'이었으나 개봉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7번방의 선물'이 됐다. 총제작비 65억 원으로 천만 영화 중에서 가장 적은 제작비가 들었다. 튀르키예와 필리핀에서도 리메이크 되어 크게 흥행하기도 했다. 우연한 기록이지만 가성비 높은 천만 영화 1위와 2위에 모두 류승룡이 주인공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어서 가성비가 좋은 영화는 누적관객수 1230만명의 '왕의 남자'(손익분기점 220만명), 누적관객수 1301만명의 '괴물'(손익분기점 370만명), 누적관객수 1137만명의 '변호인'(손익분기점 250만)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올해 큰 기대를 가지고 개봉한 '노량: 죽음의 바다'나 '외계+인' 시리즈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천만 영화의 꿈이 갈수록 멀어져간다는 진단이다. 동서대 영화과 이무영 교수는 "예전에 비해 영화제작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관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면서 "가성비가 좋은 천만 영화를 기대하기 보다는 많지 않은 예산을 들인 백만 영화가 여러편 포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울 = 뉴스핌] 영화 '7번방의 선물' 포스터.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1.30 oks3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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