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기고] 상상이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세상

기사입력 : 2024년02월19일 08:36

최종수정 : 2024년02월19일 09:10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눈을 감고 상상해보자. '스타일리시한 여성이 빛나는 네온과 도시 간판으로 가득한 도쿄 거리를 걷는다. 빨간색 긴 드레스에 검은 가죽 재킷을 걸치고 검은색 부츠, 검은색 가방을 든 그녀는 빨간 립스틱에 선글라스를 끼고 자신감 있고 자연스럽게 걷고 있다. 보행자들이 지나가고. 거리는 축축하고 바닥엔 다채로운 조명이 반사되어 거울 효과를 만들어낸다.'

머릿속에 그린 것 이상으로 생생한 장면이 바로 몇 분만에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https://openai.com/sora 에서 상상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픈AI에서 발표한 동영상 생성AI 소라(Sora)이야기다.

15일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공식 홈페이지와 X(전 트위터)를 통해 문장을 입력하면 영상을 만들어주는 '텍스트 투 비디오(Text to Video)' 모델인 소라를 공개했다. 다양한 프롬프트 예시와 보기 영상을 함께 게재한 오픈AI는 "모든 동영상은 소라가 생성한 동영상이고, 어떠한 수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라가 만든 여러 편의 영상들은 실제로 현장에서 직접 촬영하거나 그래픽 작업으로 만든 애니메이션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고 생생하다. 피부 결, 주름, 머리카락, 미세한 미소 같은 인물의 움직임이 현실의 사람과 혼돈될 만큼 자연스럽고, 시시각각 변하는 배경은 마치 사람이 계획해 촬영을 진행한 것처럼 다양한 구도를 보여준다.

소라의 놀라운 영상 퀄리티에 외신들은 '영상 제작의 혁명'이라고 했고 AI영상 분야의 선두 기업 런웨이의 CEO는 "게임이 시작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오픈AI의 '소라'로 만든 동영상 캡처 [사진=오픈AI 사이트] 2024.02.16 kwonjiun@newspim.com

동영상 생성은 텍스트나 이미지 생성보다 훨씬 어렵고 까다로운 기술이다. 기술적, 계산적, 창조적 측면에서 복잡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동영상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일련의 이미지(프레임)의 연결로 구성된다. 당연히 각 프레임은 시간적으로 연속적이고 일관성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AI 동영상 생성물에서는 같은 영상 안에서도 캐릭터나 사물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복잡한 내러티브와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AI가 단순히 물체를 인식하고 생성하는 것을 넘어서, 그 물체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이야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자연스러운 동영상을 생성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AI 모델에게 더 많은 지능적 이해와 추론 능력이 요구되는 셈이다.

특히 한두 줄의 프롬프트에 따라 완성형 비디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부분과 시간의 흐름까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이미지가 영상 속에서 연계되는 패턴만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의 물리적 규칙을 내재화하고 이를 시나리오에 적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오픈AI는 기술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비디오 데이터 생성 모델링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AI가 언어를 정확하게 이해해서 적합한 비디오를 생성할 수 있도록 비디오에 관해 설명돼 있는 캡션이 포함된 비디오를 학습시켰고 달리3(DALL·E 3)에 적용된 시각 데이터를 훈련해 언어 이해 품질을 높였다.

또 오픈AI는 동영상과 이미지를 '패치'라는 작은 데이터 단위 모음으로 표현하는데 마치 언어모델의 '토큰'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표현하는 방법을 통합함으로써 다양한 기간, 해상도 및 종횡비에 걸쳐 이전보다 더 광범위한 시각적 데이터에 대한 확산모델 트랜스포머(Diffusion model Transformer)를 교육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소라가 실제 세계를 이해하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모델의 기반역할을 하며 이 기능은 AGI 달성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믿는다"는 문구였다. 한 마디로 실제 세계의 범용 시뮬레이터 구축을 위한 경로를 개발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물론 소라는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오픈AI는 소라가 복잡하고 물리적인 장면을 묘사하거나 인과관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사람이 쿠키를 한입 베어 무는 장면의 다음 장면에 쿠키를 깨문 자국이 나타나지 않거나 오른쪽과 왼쪽이 공간 내에서 섞이기도 하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오픈AI는 소라를 시각 예술가, 디자이너, 영화 제작자 등 제한된 수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에게만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고 있다.

딥 페이크 우려 등에 대해 오픈AI는 "극단적인 폭력이나 혐오스러운 이미지, 또는 특정 인물의 초상을 요청하는 명령어는 거부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모든 비디오는 표시되기 전 각종 안전 정책을 준수하는지 확인을 거칠 것이라 밝혔다. 오픈AI는 소라가 생성한 영상이 식별되도록 하는 도구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와 러시아 인공지능연구소가 사진 이미지 한장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냈다. [제공=삼성전자] 

오픈AI 가세로 AI 동영상 생성 시장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6월 런웨이는 획기적인 기능의 '젠2' 출시로 업계 선두로 나섰고 11월에 스태빌리티 AI가 '스테이블 비디오 디퓨전'을 내놓았다. 메타의 '에뮤', MS의 비디오 생성 모델 '드래그누와', 구글의 시공간 확산 모델 '루미에르' 등도 끼어들었다. 

광고·영상 업계에선 곡소리가 들린다. 최대 1분 분량의 영상을 생성해내는 소라의 등장에 숏폼, 광고 영상 제작업체들은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굳이 다수의 스태프들과 시간들이고 비용 들여 로케이션 갈 필요도 없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AI생성 영상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멸종한 매머드가 눈발을 헤치고 달려오고 벚꽃 사이로 눈이 내리는 드라마틱한 영상이 단 몇 줄의 프롬프트만으로 가능하다니. 오죽하면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가 "소라는 현실감이란 개념에 거대한 엿(Fuck)을 날리는 서비스"라 했을까?

AI 발 일자리 감소가 피부로 와닿는 요즘, 소라는 두 가지 화두를 던진다.

우선 콘텐츠,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대한 위협. 지난 해 미국 헐리우드의 작가와 배우 노동조합의 동반파업이 떠오른다. 두 집단 파업에는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재상영에 대한 정당한 대가요구도 있었으나, 생성 AI로 인한 생존의 위협에 대한 호소가 컸다. AI가 쓴 초고와 수정에 따른 저작권 인정 문제, AI로 인한 초상권 침해 문제, 성우 목소리를 활용한 AI보이스 등 대부분 기술 발전으로 인해 새로 생겨난 문제들이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여전히 밀고 당기는 해결과정에 있다.

AI를 형상화한 이미지 [자료=블룸버그]

과연 시간과 비용, 인력을 절감한 생산성 향상만이 정답일까?

생성AI의 등장과 함께 거의 모든 산업과 업종에서 숙련도 높은 고능력자만 일자리 유지가 가능 해졌다. 경험과 업계 지식이 부족한 신입의 시장 진입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AI 기술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데 AI로 인해 생겨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AI로 인해 재편되는 일자리에 대한 교육, 저작권과 초상권, 개인보호법에 관한 법적 제도적 규제 등 준비하고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쌓여간다. 너무 늦어지기 전에 논의하고 합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딥 페이크와 가짜뉴스 문제.

소라의 극사실적인 영상을 보며 신기함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는 건 아마도 예상되는 부작용을 직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접근이 용이하고 사용이 쉬울수록 기술의 오용과 남용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최근 미국에선 중고교학교 딥 페이크 폭력으로 인한 자살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기술을 멈추거나 금지할 수 없다면 법적인 규제 못지 않게 문명의 이기를 슬기롭게 사용하는 법부터 알려 줄 필요가 있다. AI로 남을 속이거나 해를 입히거나 사회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부터 강조하고 반복해야 한다.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묻고 학교 교육이든 사회적 캠페인이든 AI리터러시 교육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

AI 기술의 화려함에 현혹되면 자칫 '모든 기술은 결국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함'이라는 기본명제를 깜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사진
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