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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시대, 우리 아이들의 뇌는 안녕할까?

기사입력 : 2024년05월07일 08:46

최종수정 : 2024년05월07일 10:06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자, 여기 있어. 이제 됐지?" 칭얼대는 아이 앞에 스마트폰을 세워주니 순간 조용해진다. 스크린에 집중해 눈 깜박임조차 잊은 듯 보이는 아기. 건너편 테이블엔 부모에게 건네받은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서너 살배기도 보인다. 주말 식당이나 카페에서 자주 보이는 풍경이다.

돌은 지났을까 싶은 아기가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모습을 볼 때 마다 염려스럽다. 정말 저래도 되는 걸까?

세계보건기구(WHO)는 만 2세 미만의 유아에게는 전자기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만 2~4세는 하루 1시간 이상 전자기기 화면을 보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국 소아과학회(AAP)에서도 2세 이전 미디어 노출을 권장하지 않는다. 뇌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한 관찰연구에 따르면 영유아의 미디어 노출은 뇌의 인지 기능 전반을 활성화하기보다는 주로 시각 피질을 집중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고른 발달을 방해하는 셈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개한 '2023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만 3∼4세 아동이 TV, 스마트폰, 태블릿PC, 컴퓨터 등 미디어를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184분. WHO 권고 시간의 3배에 달한다.

연령대별로 보면 3∼9세는 186분, 7∼9세가 197분으로 가장 길었고 5∼6세가 169분으로 가장 짧았다. 아예 전자기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 생후 24개월 이전 한국 어린이의 57.7%가 TV 시청을, 29.9%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의 미디어 시청 시작 시기는 갈수록 빨라지고, 시청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부모들은 어떤 이유로 디지털 기기를 허용하는 걸까?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기분전환'(50.8%), '아이가 할 일을 다 하거나 말을 잘 들었을 때의 보상'(38.5%) 등이 주된 이유다. 심지어 보호자가 아이에게 방해받지 않기 위해 허용한다는 답변도 18.3%나 되었다.

워낙 좋아하니 말릴 수 없어 허락하지만 '꼼짝 않고 앉아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자녀의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을 걱정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스크린 타임'문제는 사이버 괴롭힘과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을 제치고 부모들의 고민 1위로 꼽혔다.

어린아이가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가장 먼저 '언어 발달'에 문제가 생긴다.

2017년 대한 소아신경학회지에 발표된 한림대학교의 연구 논문을 살펴보면, 언어 발달 지연을 겪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미디어 노출 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 없이 영유아 혼자 미디어를 시청하는 것은 언어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는 2014년 미국 제임스 메디슨 대학의 '미디어 노출과 부모와 소통'에 대한 연구결과 와도 일맥 상통한다. 1시간 반 동안 TV를 틀어 놓은 뒤, 12, 24, 36개월의 아이가 놀면서 부모와 어떻게 소통하는지 관찰한 결과, TV를 켜 놓지 않았을 때보다 TV를 켜 놓았을 때 부모가 말하는 새로운 단어와 문장의 양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TV를 켜 놓았을 때 아이는 부모의 말을 집중해서 듣지 않아 소통에 문제가 발생했다. 상대의 말과 몸짓에 집중하고 자기 표현을 주고받는 소통의 측면에서 미디어라는 존재는 확실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진= LG유플러스]

스크린 타임이 뇌 구조를 바꾼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홍콩교육대학(Education University of Hong Kong)이 23년에 걸쳐 12세 미만 어린이 3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33개의 신경 영상 연구에 의하면 디지털 경험은 어린이의 두뇌에 구조적, 기능적으로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미친다.

특히 어린이의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뇌 연결 및 뇌 네트워크에 구조적, 기능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가장 취약한 부분은 충동성을 억제하고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 피질과 이와 관련된 실행 기능으로 밝혀졌다.

국내 학계의 연구에 의하면 아동 전체 유아의 스마트기기 이용 시간이 길수록 공격성의 수준이 높았으며 특히 남아는 정서적 반응성과 공격성 조절에 어려움이 많았다. 주의력 및 인지 저하, 실행력 감소 등의 부작용을 보인다는 결과도 적지 않다.

최근 세계적으로 영유아 및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제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차피 디지털 미디어 속에서 평생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서 영유아기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집중력, 문해력, 비판적 사고 등을 약화시키지 않기 위한 보호책의 일환이기도 하다.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나라는 프랑스다.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3세 미만 TV포함 영상의 전면 시청 금지, 13세까지 스마트폰 소지 금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의 연구 용역을 의리 받은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SNS) 사용은 15세부터 허용하되 윤리적인 소셜미디어로 한정해야 하고 특히 틱톡,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은 만 18세가 되어야 만 접속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산부인과 병동에서 아기가 부모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나 텔레비전의 사용을 최대한 제한하고, 어린이집 등에서도 컴퓨터나 텔레비전을 금지해야 할 것을 권고했다. 

[사진= SK텔레콤]

프랑스 외에 유럽 국가에서도 최근 문해력 하락 원인을 디지털 기기 사용에서 찾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 2017년부터 유치원의 디지털 기기 사용을 의무화했으나 지난해 기존 방침을 백지화했다. 10세 미만의 글쓰기 수업에서는 태블릿 사용을 금지하고, 6세 미만은 디지털 학습 자체를 중단시켰다. 대신 책을 읽고, 종이에 글씨를 쓰고 학교 도서 구입비를 대폭 늘리는 정책을 내놨다.

핀란드는 지난해부터 초·중학교에서는 종이 책, 연필, 노트를 다시 사용하고, 디지털 교과서는 고교부터 사용하도록 정책을 바꾸고 있다. 영유아기의 교육을 아날로그화하고 최대한 몸으로 체험하고 소통하는 방향으로 전환 중이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3년 디지털 정보격차·웹 접근성·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중 과의존 위험군의 비율은 23.1%다. 연령대별 과의존 비율은 청소년(만10~19세)이 40.1%로 가장 높았으며 유아동(만3~9세)이 25%로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는 2025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있다. 공교육에서 1인 1디바이스 보급으로 디지털 미디어 노출시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교육과 아날로그 교육 중 어느 것이 더 좋은가를 따지는 건 별 의미가 없다.

한 연구에 의하면 롤 게임이 학습력과 집중력, 협업능력을 높여준다고 한다. 스크린 타임의 길이보다는 들여다보고 있는 콘텐츠나 활용하고 있는 앱이 심신의 발달에 훨씬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직은 디지털 환경, 뇌의 기능, 신체적 정신적 성장, 교육 방법, 그리고 상호간에 미치는 영향 등 전반적인 변수를 감안한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학계의 연구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위의 내용은 청소년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뇌가 취약한 영유아에게 미디어 노출은 백해무익하다. 과도한 시각적 자극과 뇌의 특정 범위에 자극을 반복 지속하는 일종의 실험에 가깝다.

영유아기에는 눈을 맞추고 말을 배우고 감각을 익히며 세상의 날 발을 틔워야 한다. "이게 뭐 야? 저건 뭐 야? 싫어. 좋아. 나빠." 자기 표현을 맘껏 해야 할 시기에 아이 곁엔 디지털 기기가 아닌 보호자가 자리해야 한다.

AI 시대 경쟁력은 '인간 다움'이다. 폭 넓은 감수성과 자기 표현력, 균형 잡힌 사고력을 요한다. 모두 우리 아이들의 뇌가 안녕해야 갖출 수 있는 능력들이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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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K컬처 플랫폼 'K·SPOT' 론칭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K컬처 전문 글로벌 플랫폼 'K·SPOT'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K%C2%B7SPOT_newspim)을 17일 공식 론칭했다. 'K·SPOT(@K·SPOT_newspim)'은 한국의 생생한 K컬처 현장을 전 세계에 전하는 K컬처 글로벌 플랫폼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자막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소통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This is K·SPOT – where K-culture comes alive.'라는 슬로건 아래, KPOP, K드라마, K라이프 등 한국 대중문화(K컬처) 전반을 조명한다. 특히, 전 세계의 언어 장벽을 허무는 다국어 자막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팬층과의 연결을 강화했으며, 영어, 중국어, 일본어 지원과 함께 추후 스페인어, 힌디어 등 주요 언어로 확장할 예정이다. 채널명 'K·SPOT'은 한국(K) 문화의 중심 '스팟'을 의미하며, K컬처가 살아 숨 쉬는 현장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는 의미를 담았다. K-컬처를 실시간으로 소비하는 글로벌 팬들과 그 현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콘텐츠 소비의 지리적·언어적 경계를 허물며, KPOP 쇼케이스,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 전 세계 팬들이 궁금해하는 바로 그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디지털 K컬처 허브를 지향한다.  K·SPOT에서는 K라이징스타 힛지스를 시작으로 대중문화, 예술 분야 예비 스타들을 전 세계에 소개하며 다양한 K컬처 콘텐츠들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생생한 K-컬처 현장을 전달하는 글로벌 플랫폼 K·SPOT은 단순한 영상 채널을 넘어, 전 세계 어디서든 K컬처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글로벌 플랫폼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해 언어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문화권의 팬들이 동시 접속해 K-컬처를 함께 알아볼 수 있다. 'K·SPOT(@K·SPOT_newspim)' 채널 로고. 검색 뿐만 아니라 , 무음 시청·청각 장애인 접근성 향상 등도 도모할 예정이다.  뉴스핌은 K·SPOT은 단순한 K컬처 소개 채널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언어와 콘텐츠 포맷을 아우르는 글로벌 문화 플랫폼으로 키울 예정이다. K컬처 심장부를 세계와 연결하며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의 중심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K·SPOT에서는 K컬처 모든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하고,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며, 디지털과 현실을 연결하는 진정한 K-컬처 허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jyyang@newspim.com 2025-07-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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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시간당 114㎜ 폭우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충청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강한비가 내리면서 주민 1070명이 대피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31개 항로에서 39척의 여객선이 운행을 멈췄고, 서울 등 90구역 하천변이 통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호우경보는 세종, 충북, 충남, 경남에, 호우주의보는 서울, 대전, 광주, 경기, 강원, 전북, 전남 등에 각각 발효됐다.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총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산이 가장 많은 419.5㎜로 집계됐다. 이어 홍성 411.4㎜, 당진 376.5㎜ 아산 349.5㎜, 태안 348.5㎜, 세종 324.5㎜, 충북 청주 276㎜, 경기 평택 262㎜ 등 이었다. 60분 기준 일최대 강수량은 서산 114.9㎜, 홍성 96.2㎜, 서천 98㎜, 경남 함안 70㎜ 등이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에 폭우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청사 관계자들이 우비를 입고 이동하고 있다. 2025.07.17 yooksa@newspim.com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 예보 발령도 발효됐다. ▲세종 ▲경기(평택, 안성) ▲충북(진천) ▲충남(천안, 공주, 보령, 아산, 서산, 논산, 당진, 부여, 청양, 홍성, 예산, 태안) 등 16개 지역에 경보가 내려졌다. 인명피해는 경기 1명, 충남 1명으로 집계됐다. 옹벽붕괴 1건, 도로 토사유실 2건 등으로 공공시설의 피해도 있었다. 이번 집중호우로 3개 시·도, 5개 시·군에서 313세대 1070명이 일시적으로 대피하는 피해도 발생했다. 아직 287세대 1041명이 귀가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집중호우 지역 중심으로 통제도 있었다. 목포와 홍도, 격포와 위도, 군산과 어청도를 잇는 여객선이 통제됐다. 북한산 97개, 지리산 39개, 속리산 24개, 월악산 24개 등 총 15개 국립공원 374개 구간에서 시설 통제도 있었다. 지하차도는 충북 5개, 충남 5개, 경기 2개 등에, 도로는 인천 1개, 세종 1개, 경기 3개, 충북 1개, 충남 2개 등에 각각 통제가 이뤄졌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서울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7.17 ryuchan0925@newspim.com 한편 중대본은 이날 오전 4시부로 중대본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또 환경부, 산림청과 같은 관계 부처와 협업을 강화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서산, 당진, 태안 등 강수가 집중되고 있는 지역에는 재난문자 등을 통해 새벽시간 외출 자제, 위험지역 접근금지 등과 같은 국민행동요령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것을 당부했다.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총 1만5708명이 비상근무 중이며 재난문자는 123건, 자동음성통보는 138회 등이 발송됐다. 이날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집중호우 대처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보 및 강수량 분포도/제공=행정안전부 wideopen@newspim.com 2025-07-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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