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논란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의사단체들은 늘어나는 인원에 따른 의대 교육 부실, 환자 피해 등을 이유로 들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대응 카드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보건의료 재난 경보 '심각' 단계에서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에 한해 국내에서 진료·수술 등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 도입을 추진했다.
[서울=뉴스핌] 박인옥 사회부장·부국장 |
보건의료 재난 위기가 최고인 '심각' 단계에서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제한적으로 의료 행위를 허용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사실상 집단으로 병원을 비운 전공의 등을 겨냥한 '초강경' 조치로 풀이된다.
의료계와 정부의 끝 모를 힘겨루기에 국민 건강만 희생당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필수의료 중점 투자 방안,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 의료인력 수급현황의 주기적 검토 방안 등은 현재 정부의 의료개혁의 주요 골자이지만, 이 같은 의료개혁에 한 발도 내딛지 못하는 형국이다.
정원 문제로 정작 필요한 의료 개혁은 손도 못대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결정에 앞서 의료개혁 사안에 대한 공론화를 선행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의료계만 빠진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출범도 아쉽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특위 참여를 거부했고, 대안으로 제시된 '5+4 의정협의체' 역시 의료계의 거절로 무산됐다. 이 역시 '의대 정원 백지화'가 조건이다.
'의대 정원' 문제로 양측 입장차이만 확인하는 자리만 반복될 뿐이다. 누굴 위한 의료개혁인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거래가 이어져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외국 의사의 진료 허용과 같은 추가 조치 도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진료보조(PA) 간호사의 업무 확대를 시범사업으로 합법화한 바 있다. 지금과 같이 의사들이 자리를 비우면 다른 인력으로 대체하겠다는 정부 의지는 확대되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정부와 의료계 간의 대화와 협의를 통한 의료개혁에 대한 논의 진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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