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특례 대출 시행 4개월 만에 5조 돌파
주담대 금리 인하로 대출이자 부담 낮아져
서울 아파트값 13주 연속 상승해 매수심리 개선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집값이 완연한 회복 곡선을 그리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무주택자가 연중 최대치로 늘어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두 달 넘게 상승세를 기록한 데다 급매물 소진으로 매도호가가 높아지면서 더 늦기 전에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부의 저금리 대출지원도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택 매수세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지역간 양극화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매수자는 지난 19일 기준 4만6103건으로 집계돼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지난 1월 3만6457건에서 2월 3만4027건으로 줄었으나 3월 3만9735건으로 반등했고 4월에는 4만4848건, 5월 4만6000건대로 올라섰다. 5월 거래량은 2021년 12월(4만9475건)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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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특례 대출 시행 등으로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가 연중 최대치로 증가했다. 서울 여의도 63 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핌DB] |
연령별 거래건수는 30대(30~39세)가 1만9249건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40~49세) 1만1218건, 50대(50~59세) 6447건, 60대(60~69세) 3275건, 70대 이상 977건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금융 지원, 주담대 금리 인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년 내 아이를 낳거나 입양한 무주택 가구를 대상으로 9억원 이하 주택 마련 자금을 최대 5억원까지 최저 연 1.6% 저금리로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 대출이 시행된 게 매수심리 개선에 영향을 줬다. 대출금리가 시장가보다 낮아 집값이 하락하지 않으면 큰 손해가 아니라는 심리가 작용한 셈이다. 지난 1월 말 출시돼 4월 말까지 석달간 2만 986건(5조1843억원)이 접수됐다.
주담대 금리가 하락하면서 대출이자 부담이 낮아졌다. 대출금리가 더 높아지지 않고 하향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도 매수심리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지난 4월 은행권의 주담대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93%로 2022년 5월(3.90%)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10월 4.56%까지 올랐던 주담대 금리는 6개월 만에 0.63%p(포인트) 하락했다.
주택시장의 반등 기대감도 추격매수를 부추기는 이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주(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13주 연속 상승했다. 상승 폭뿐 아니라 신고가 단지가 늘어 시세가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서울만 강세를 보이는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하다. 서울은 4426건으로 전달(3524건) 대비 25.6% 증가했다. 5대 광역시 중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대구광역시만 저가 매수세 영향으로 2071건에서 2348건으로 증가했을 뿐 부산광역시가 보합(1717건 →1724건)을 광주, 대전, 울산광역시는 거래량이 감소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주담대 금리 안정화와 분양가 상승, 신규공급 감소 등으로 주택시장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며 "전셋값 불안도 이어지고 있어 대기 수요가 많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