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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인 1챗봇 시대를 앞두고

기사입력 : 2024년07월01일 08:28

최종수정 : 2024년07월01일 08:44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그 선봉에 '페르소나 챗봇'이 있다.

페르소나 챗봇(Persona Chatbot)은 AI챗봇에 특정 인격을 입혀, 전문성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시도로 주로 정서적 지원, 교육,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등에 활용된다.

페르소나 챗봇의 원조 격인 캐릭터닷AI(Character.AI)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AI서비즈 중 하나로 꼽힌다. 캐릭터닷AI에는 소크라테스부터 일론 머스크, 해리포터, K팝 아이돌, 애니메이션 캐릭터까지 현실과 가상 구분 없이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거의 모든 캐릭터가 있다.

사용자들이 직접 만들기 때문이다. 칸트AI와 철학을 논할 수 있고 일론 머스크AI에게서 사업적 영감을 얻는 다니.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누는 각양각색의 대화는 사실에 기반한 답을 내놓는 챗GPT에 비하면 훨씬 창의적이고 흥미롭다.

최근 캐릭터닷AI는 '캐릭터 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제 좋아하는 캐릭터(물론 AI이지만)와 음성통화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캐릭터AI는 공식 서비스 전 300만명의 사용자가 2000만 건의 음성통화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직접 목소리를 만들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이미 100만 개 이상의 음성도 구축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바야흐로 가상의 인물들이 목소리며 AI 아바타(비주얼)까지 점점 물성을 채워가며 현실로 진격 중이다.

페르소나 챗봇에 대한 빅테크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메타는 'AI 스튜디오'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AI 캐릭터를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의 xAI와 메타가 캐릭터닷AI와의 사업 제휴를 두고 경쟁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그들은 왜 페르소나 챗봇에 주목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개인화된 경험'이다. 페르소나 챗봇은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고유한 개인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특정 캐릭터나 인물을 모델로 한 챗봇은 사용자에게 특별하면서도 친숙한 느낌을 줄 뿐 아니라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성장한다. 이 같은 상호작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나은 대화 품질을 제공하며,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만족도를 높여준다.

개인화된 경험은 '정서적 연결' 강화로 이어진다. 특히 외롭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들은 챗봇과 대화를 통해 정서적으로 지원받는 느낌을 받는다. 현실에서 털어놓기 어려운 고민이나 비밀을 나누고 위로나 격려를 얻기도 한다.

그루트를 선보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사진=업체 제공]

역사적 인물이나 교육적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챗봇은 학습 도구로 활용되기도 하고 학습 동기를 유발시킬 수도 있다.

한 동안 인스타그램을 달군 인플루언서 '마누칸트(manumanukant)'. "칸트 오빠 사랑해요"라는 댓글이 줄줄이 달릴 만큼 세계인의 관심을 끈 이 훤칠한 외모의 23세 독일 청년의 계정에는 주로 책을 읽고 거리를 걷는 이미지와 영상들 그리고 철학적인 문구들이 올라와 있다.

지난 1월 3일 첫 게시물을 올린 그는 4월 22일에 "나는 청년 임마누엘 칸트를 AI로 재현한 모습입니다."라고 정체를 밝히며 계정 종료를 선언했다. 독일 사회 단체 '칸트와 쾨니히스베르크의 친구들(Friends of Kant and Königsberg)'과 광고 회사 '융 폰 마트'가 합작한 '칸트 탄생 300주년 마누칸트 프로젝트'는 1월 인스타그램에 출시된 이후 38만4800회 이상의 노출을 달성하고 8만2400개의 계정에 도달했다.

애플의 로고 [사진=블룸버그]

제작사인 융 폰 마트의 말처럼 마누칸트는 "AI 페르소나를 활용한 역할극이 새로운 세대에게 칸트 사상에 대한 영감을 주는 기술적 수단" 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페르소나 챗봇은 다양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캐릭터를 모방하고 사용자와 경험을 공유하며 성장한다는 측면에서 확실히 우려되는 점들이 존재한다.

우선 프라이버시 문제. 페르소나 챗봇을 친밀하게 여기는 만큼 사용자는 AI가 알고리즘이라는 사실을 잊고, 개인적인 정보나 감정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자칫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정보가 악용될 경우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용자와의 대화 내용이 저장되고 분석되는 만큼 철저한 개인정보 보호가 요구된다.

과도한 정서적 의존도 경계해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주변의 가족, 친구들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멀리할 수 있고 인간관계에서 배우는 갈등을 다루는 법,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 등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용자가 AI의 실제 능력을 오해하고, AI가 인간처럼 느끼고 생각한다는 오해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난 해 벨기에의 30대 환경 위기론자 남성이 가족을 멀리한 채 6주간 챗봇과 대화를 나눈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다. 처음엔 챗봇에게 고민을 털어 놓는 정도였지만 챗봇의 공감이 점점 극단적인 동조로 바뀌면서 마지막엔 자살 방법까지 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에 동조해 맞춰주는 알고리즘이 가스라이팅처럼 작용된 셈이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 [사진=업체]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AI 챗봇은 어쩌면 자신을 닮은 지적 존재를 만들고자 한 인간의 오래된 염원의 결과일지 모른다.

문제는 가상의 존재가 개성과 목소리, 외모가 부여되면서 점점 더 실체감 있는 존재가 되어 현실의 벽을 뚫고 들어와 일상에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페르소나AI가 광고 모델을 하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심지어 인스타그램도 운영하며 셀럽으로 등극한다. 크리에이터의 계정보다 크리에이터 AI가 운영하는 계정의 반응이 더 열광적이라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누구는 인간의 능력과 인간을 둘러싼 시간과 공간의 영역 능력이 무한 확장되는 시대가 열렸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는 AI로 인해 인간 본연의 호기심과 문제해결력, 깊이 있는 소통능력을 잃어가며 쪼그라들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원하든 원치 않았든 AI와 함께 사는 세상으로 접어들었다. AI는 편의와 생산성과 재미를 제공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다. 1인 1페르소나 챗봇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를 어떤 용도로 어떻게 얼마나 활용할 것인지 AI와의 관계 정립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때이다.

앤스로픽 로고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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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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