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8월 노란봉투법·민생지원금법 강행 예고
방송4법 필버 후 회의감 돌았지만 "계속 하자" 분위기
"국민께 보일 마지막 수단…포기하면 직무유기"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국민의힘이 '방송4법'(방송통신위원회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놓고 진행한 111시간 27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방해)가 종료된 상황에서 필리버스터 제도를 두고 당내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초 '매일 패배의 날이 될 것'이라며 필리버스터 무용론을 제기했으나, 5박 6일 간의 필리버스터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자평이 나오며 "서로 하겠다는 말이 들릴 정도"라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민생회복지원금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되며 이르면 8월 1일부터 필리버스터 정국이 재연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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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4.07.25 pangbin@newspim.com |
한 비례대표 초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단결, 전투력, 우리는 민주당보다 낫다, 못 할 게 없다는 자신감을 얻은 거 같다. 더 중요한 건 108명이 그 법이 악법이라는 걸 알게 됐고 국민께도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노란봉투법, 25만원 지원법은 국민의 관심이 높은 부분이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분위기가 엄청 업돼서 '노란봉투법은 당연히 (필리버스터)한다. 서로 하겠다'는 말이 들릴 정도"라고 전했다.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5박 6일 하기 전에 '어차피 필리버스터 해도 통과될 거다. 고생만 하고 통과되면 우리는 결과적으로 지는 거다. (야당은) 승리하는 맛을 보고 비웃듯 우리가 고생하는 걸 보고 가지 않겠나'하는 이야기가 나왔었다"며 "사실 처음에는 에너지 소모라고 봤는데 하면서 효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이 왜 부당한지, 왜 반대하는지를 설명하고 학습할 기회"라며 "그래서 해야 한다. 이번에는 특별히 이견은 없는 거 같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다 똑같은 생각이다. 해보니까 뭔가 마음에 느끼는 게 있다"며 "고생스럽고 힘들었다는 것보다는 뭔가를 해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필리버스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한 의원은 "결과를 다 바꿀 수 있지는 않지만, 의장단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고 보시는 분들은 보신다"며 "설명하는 과정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노란봉투법은 알릴 필요가 있다. 단순히 '불법파업조장법'으로만 볼 게 아니다. 어떤 맥락에서 어떤 효과가 날 수 있는지 달라서 그중 몇 개는 당장 수용은 안 돼도 다른 형태로 수용하는 걸 논의해 볼 필요가 있는 문장도 있다"며 "하나하나 알릴 게 많아서 필리버스터를 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이 가진 최후의 보루라는 점에서 포기해서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필리버스터는 우리가 국민께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면서 "포기할 수 없다. 필리버스터가 국민께 마지막 반대 토론을 하는 거다. 반대 토론을 통해서 많은 국민이 알아가게 만드는 것에 목적이 있다. 근데 이걸 그냥 포기해버리면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방송4법 필리버스터에서 발언자로 나섰던 한 의원도 기자에게 "물론 결과는 나와 있지만 우리가 당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저항마저 안 하면 더 무기력하게 보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필리버스터를 할 때는 (회의론이) 있었지만, 지금은 필리버스터 무용론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며 "제가 내려올 때 우리 의원들이 진심으로 저를 격려해 줬다. 언론에 보도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의원들이 신뢰하는 계기가 되지 않나. 이거 하나만으로도 매우 큰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나와서 의원총회를 잠시 했는데 그만하자는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었다. 우리로서는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