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증가세가 예금 증가세 크게 앞질러
예금 잔액 줄자 금리 올려 신규 예금 유치
마진 줄어들자 배당금 축소 나선 것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대형 은행들이 수익성 압박에 배당금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21일 더 이코노믹 타임즈 등에 따르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S&P 글로벌)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예금 비용 상승이 순이자 마진과 순익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도 은행의 20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배당금 증가세가 직전 회계연도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기준 인도 최대 은행 6곳의 2024회계연도(2023년 4월~2025년 4월) 배당금은 직전 회계연도 대비 평균 27% 증가했지만 이번 회계연도에는 증가폭이 9%로 둔화할 것이라고 S&P는 예측했다.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지수 포함된 6대 은행은 인디아스테이트은행(State Bank of India), HDFC은행, ICICI은행, 액시스(Axis)은행, 코탁마힌드라은행, 인더스인드(IndusInd)은행이다.
이 중 액시스은행과 HDFC은행이 직전 회계연도 대비 각각 15%, 9%씩 배당금을 줄이면서 가장 큰 폭의 삭감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 비용 상승은 인도 금융기관들이 예금 유치를 위해 금리를 인상한 결과다.
투샤리카 아가르왈 애널리스트는 "가계가 저축 대신 수익성이 큰 금융상품에 투자하면서 예금 잔액이 줄어들고 있다"며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이 높아지면 은행들이 상당한 유동성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중앙은행(RBI)의 샤크티칸타 다스 총재 역시 "예금 증가세가 둔화함에 따라 은행 시스템이 구조적 유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며 각 은행들에 대해 대출(신용) 잔액과 예금 잔액에 대한 모니터링을 주문한 바 있다.
다만 예금금리 인상이 예금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금리가 높아지면 이자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마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아가르왈은 "예금금리 인상은 예금과 대출 증가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것이 은행의 순이자 마진을 압박하고 있다"며 "은행이 예금 관리에 더 큰 비용을 할당하면서 배당금 증가세가 둔화하고 투자자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산 기준 인도 최대 은행인 인디아스테이트은행은 지난달 중순부터 444일 정기예금에 대해 연 7.25%의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고, HDFC은행은 35개월 만기 정기예금에 대해 연 7.35%, 55개월 정기예금에 대해서는 연 7.40%의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
RBI 자료에 따르면, 인도 시중 은행의 예대율은 2022회계연도의 72.2%에서 2023회계연도의 75.8%, 2024회계연도의 78.1%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뭄바이 로이터=뉴스핌] 인도 중앙은행 ( RBI ) 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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