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함께 사는 고모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금융기관으로부터 12억 9000만 원을 편취하여 자신의 암호화폐 계좌로 이체한 남성이 징역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금액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북부지법(11형사부, 판사 이동식)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과 컴퓨터등사용사기로 기소된 A씨(31)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 2021.02.19 mironj19@newspim.com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2년 7월경부터 함께 살고 있는 고모 B씨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등을 알고 있던 것을 기회로 2024년 1월 1일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ㄱ금융기관'의 스마트뱅킹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하여 B씨 명의의 계좌에서 본인의 계좌로 송금한 후 코인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미리 알고 있던 비밀번호로 B씨의 정기예금계좌를 해지하여 예금 3억 9000여 만 원과 다른 예금 4억여 원을 자신에게 송금한 후, 자신과 코인을 거래하는 C씨의 계좌로 7억 9500여 만 원을 이체했다.

A씨는 다음 날인 1월 2일경 B씨의 'ㄴ은행'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해 2865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A씨는 1월 4일경에는 B씨의 'ㄷ은행'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해 B씨 명의의 집합투자증권계좌에서 환매 거래를 하여 그 지급액 4억 2000여 만 원을 B씨 명의의 같은 은행 계좌로 옮긴 후, 다른 예치금과 함께 자신의 계좌로 4억 6300여 만 원을 이체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로부터 합계 12억 90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각 범행의 경위, 수법, 피해의 규모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무거운 점,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아니하였고 용서받지도 못한 점 등이 불리한 정상"이라며 A씨의 범행을 질타했다.

그러나 "A씨가 범행을 시인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양극성 장애 혼합형 삽화 등의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충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던 중에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점, 초범인 점 등의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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