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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듣는다]'미술계 쓴소리'김순응① "연수익10% 운운하면 손절을"

기사입력 : 2024년09월03일 22:07

최종수정 : 2024년09월04일 06:56

서울옥션 대표 역임 김순응씨 뉴스핌TV 대담
"이 그림 연8~10%수익보장"운운하면 경계해야
유명작가 위작,미술계 신뢰 뒤흔들만큼 심각해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 2024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이 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함에 따라 대한민국 전체가 미술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아트페어인 키아프와 프리즈서울 뿐 아니라, 전국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도 역대급 미술전시들이 시작됐고,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도 곧 개막하거나 포문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국내 미술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호황기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상황입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의 여의도 뉴스핌TV 스튜디오에서 '리더에게 듣는다'라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침체에 빠진 우리 미술시장의 문제점과 향후 전망을 진단 중인 김순응 대표. 하나은행 자금본부장 출신으로 미술품경매사 서울옥션 케이옥션을 거쳐 현재 미술컨설팅기업인 김순응아트컴퍼니 대표로 있다. 2024.09.03 art29@newspim.com

이에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뉴스핌TV를 통해 미술시장전문가 김순응 대표로부터 현 미술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김순응 대표는 '리더에게 듣는다'라는 대담에서 국내외 미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향후 전망을 들려줍니다. 뉴스핌은 9월 3일 뉴스핌TV 'KYD 리더에게 듣는다'라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우리 시대 청년들과 미술애호가들을 향한 김순응 대표의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리더에게 듣는다' 방송은 이 시대 특별한 인사이트를 지닌 '리더'를 초청해 오랜 현장 경험에서 터득한 전문성과 혜안을 듣고, 미래세대인 2030세대에게 길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김순응 대표는 경기고, 성균관대 경제학과와 미국 남가주대학 대학원(경영학 전공) 출신으로 하나은행 자금본부장과 싱가포르지점장·홍콩지점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금융업계에 몸 담기 시작한 초반부터 미술에 관심을 갖고 미술사, 작가, 미술시장을 연구하며 작품도 수집해온 김 대표는 2001년 미술계에 투신해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대표로 미술품경매사를 이끌었습니다. 2011년부터는 미술컨설팅업체인 김순응아트컴퍼니를 설립하고, 미술투자 컨설팅과 함께 젊은 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대담은 아트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는 김소전 오르앤아트(Orr&Art) 대표가 맡아 진행했습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뉴스핌TV의 대담 프로그램 '리더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우리 미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향후 전망을 들려주는 미술시장 전문가 김순응 대표. 오른쪽은 대담을 진행한 김소전 오르앤아트 대표. 2024.09.03 art29@newspim.com

 김소전 대표(이하 김소전): 김순응 대표님 안녕하세요? 오늘 뉴스핌TV 주최로 국내 미술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향후 전망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우선 요즘 국내 미술시장 침체가 꽤 심각한데요, 대표님께서는 2~3년 전에 "미술시장이 뜨겁지만 이제 곧 불황이 닥칠 것이다"라고 예견하셨습니다. 당시는 아무도 그 경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죠. 지금 상황 어떻게 보시나요?

김순응 대표(이하 김순응): 네 그랬죠. 그 때 시장이 무척 뜨거웠는데 "앞으로 빙하기가 올 수테니 대비해야 한다"고 여기저기 글도 쓰고 했습니다. 사실 전 쓴소리를 많이 해서 '미술계의 미스터 쓴소리'로 통합니다. 달콤한 소리, 듣기 좋은 소리는 경계해야 하고, 쓴소리는 경청해야 된다는 게 제 소신인데 당시 미술시장이 워낙 호황이다 보니 귓등으로도 안 듣더라고요. 달콤한 소리에 빠지다 보면 방향을 잘못 잡거나 판단을 그르칠 수 있는데 말이죠. A라는 작품이 사고 싶어 누군가에게 의견을 물으면 "진짜 그림 잘 보시네요. 이거 사두면 돈 될 겁니다"라고 달콤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죠. 반면에 "이 작품 꼭 사고 싶으세요? 좀 더 살펴보면서 결정하세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여기서 꼭 주의할 것은 그림은 사고 나서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살 때 신중해야 합니다.

호황기에는 "그림 사면 돈 번다"는 소리를 사방에서 했습니다. 그런 소리를 자꾸 듣다 보면 확증편향이 생기지요. 다른 소리가 안 들리고 맘이 급해집니다. 그래서 미술시장에 거품이 생기고, 거품이 꺼지면 폭락의 희생자가 생기게 되죠. 숫자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3000억~4000억원 정도였는데 갑자기 거품이 생기면서 몇 년새 1조원을 넘어섰어요. 그렇게 되니 언론에서 "우리도 문화선진국이 됐다. 미술시장 규모가 1조가 넘었다"라고 대서특필했는데 불과 1,2년 사이에 약 5000원억대로 떨어졌습니다. 절반으로 떨어졌으니 대단한 불황이죠. 근데 지금 글로벌 아트마켓이나 선진시장도 침체라고 하는데 낙폭이 약 4~5% 떨어진 것에 불과하거든요.

김소전: 유독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불황이 심대한 이유가 있을까요?

김순응: 코로나사태 후 세계 자산시장이 갑자기 활황이 됐죠. 각국 정부에서 돈을 많이 풀었고 금리가 낮은 수준이다 보니까 자산시장에 돈이 많이 들어왔어요. 특히 미술시장에 돈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코인이나 부동산, 주식으로 번 돈이 미술시장에 많이 들어오면서 국내 미술시장에 급속도로 거품이 생겼습니다. 이제 그 돈들이 빠져나가면서 불황에 들어서게 된 겁니다.

김소전:네,그렇군요. 그런데 MZ세대들도 미술시장으로 많이 유입됐잖아요. '영끌'이다 '빚투'다 이런 용어까지 나오면서 한참 시장이 들끓었는데

김순응:그 점에 대해서도 제가 경고를 많이 했습니다. "미술시장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미술투자로 돈 번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요. 경험 있는 컬렉터들은 잘 알지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과 미술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림값이 계속 올라간다고 하고, 언론마다 보도되고 하니까 나만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에 급하게 시장에 들어온 거죠. 그런데 우리 미술시장은 워낙 규모가 작은 시장이기 때문에 쉽게 과열되고, 또 돈들이 빠져나가면 쉽게 식습니다.

김소전: 시장이 침체되고 그림값이 떨어지자 여기저기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술투자 관련해 사기사건도 발생하고요.

김순응: 제가 40여년간 미술 쪽에 관심을 갖고 그림을 사고 시장을 분석하다 보니까 자주 겪는 일입니다. 한참 버블이 극성을 이루며 그림가격이 올라갈 때는 불미스런 일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드러납니다. 눈이 녹은 다음에 세상의 추한 모습이 다 드러나는 것처럼요. 예를들면 듣도 보도 못한 갤러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우리한테서 그림을 사면 연 8%에서 12%의 수익을 보장을 해준다", "3년 후에는 당신이 원하면 원금에 다시 사주겠다" 이런 달콤한 얘기들을 하면 현혹이 돼 그림을 막 사들이는 거죠. 코인이나 주식시장도 불미스런 일이 비슷한 패턴으로 일어나는데, 말하자면 유사수신행위입니다.

정식으로 인가받지 않은 금융기관이 원금을 보장해준다,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면서 돈을 모으죠. 이게 유사수신행위이자 불법이거든요. 그 다음에 소위 펀지사기도 있는데 "그림을 사면 돈을 벌게 해준다", "매년 10%씩 이익을 보장한다" 이렇게 선전하며 투자하게 하죠. 문제는 수익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한테 돌려주는 게 아니라, 계속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이는데 쓰고, 돈이 모이면 앞선 투자자들에게 일부 메꿔주는 피라미드 폰지사기도 등장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미술시장에 횡행하면서 최근에 몇몇 갤러리들이 소송에 휘말리고 투자자들이 몰려와 데모도 하는 사태를 빚고 있습니다. 사실 그림값이 오를지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마치 가격상승을 보장하듯 권하는 화랑이나 경매사는 나중에 결국 제 발등 찍는 사태를 맞곤 합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록펠러 가문의 3대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1915~2017)가 1960년에 수집한 마크 로스코의 '화이트 센터'. 데이비드 록펠러는 이 그림을 뉴욕의 존경받던 갤러리스트 시드니 제니스로부터 8500달러에 사들여 47년간 거실에 걸고 감상했다. 그리곤 구순을 넘긴 기념으로, 또 먼저 세상을 뜬 아내를 추모하며 로스코 작품을 소더비 경매에 내놓았다. 675억원에 낙찰됐는데 록펠러는 전액을 사회에 기부했다. [사진=페이스갤러리, 소더비 경매] 2024.09.03 art29@newspim.com

◆유명작가 위작, '모랄 헤저드' 불러온다

김소전: 위작문제도 심각합니다.

김순응: 사실 위작문제는 동서고금, 언제 어디서나 있었습니다. 미술품이라는 게 큰 돈이 되다 보니까 가짜를 만들고 싶은 유혹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미술시장의 위작문제는 좀 심각합니다. 누구나 다 알만한 유명 작가의 위작문제가 몇 년 전에 터졌잖아요. 워낙 작품값이 비싼 작가인데, 그 작가의 위작을 만든 조직이 검거되고 감옥에도 갔단 말입니다. 가짜그림의 거래내역도 밝혀지고, 위작 제작과정의 시연도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해외에 머물던 작가가 귀국해선 위작으로 판명된 작품들을 놓고 "이건 내 그림이야. 나만의 고유한 호흡으로, 고유의 테크닉으로 만든 거야"라고 했습니다. 예상을 뒤엎는 발언이었죠. 그 후 숨겨져 있던 가짜 그림들이 연달아 나오게 됐고, 그 숫자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어 정말 문제입니다.

그런데 선진국에선 작품의 진위를 판단할 때 작가의 말 보다는 작품의 유통경로, 즉 어디서 전시를 했고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프로브넌스(provenance)에 더 비중을 둡니다. 작가의 진술은 거의 마지막에 참고로 듣는 정도로 끝냅니다. 반면에 우리는 작가 진술을 중시하다 보니 위작들이 진품으로 넘어가고 말았지요. 게다가 그 작가의 위작을 만드는 일군의 조직이 계속 작품을 만들어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짜가 진짜 보다 더 많다더라" "지금도 계속 가짜그림이 일본서도 들어오고, 중국서도 들어오고 있다"는 말이 퍼지고 있습니다. 위조범들과 위작 거래에 연루된 갤러리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살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가짜그림을 보유하고 있는 소장자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요. 왜냐? 조용히 갖고 있다가 나중에 잠잠해지면 팔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사법당국과 언론까지 침묵하고 있으니 가짜를 만들어 팔아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결국 미술계의 모랄 헤저드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저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자본주의 시장시스템은 신용과 믿음으로 작동되는데 이게 깨지면 순식간에 붕괴하거든요.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김소전: 미술품 조각투자에 대해서도 경고를 여러차례 하셨습니다. 최근 한 미술품 조각투자 업체가 고객에게 30~40%의 손실을 줬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김순응: 미술품 조각투자라는 비즈니스 모델은 미술시장이 한참 호황이던 2006~2007년에 나왔다가 다 실패로 돌아가고 없어졌어요. 피카소 작품값이 계속 올라가고, 바스키야, 워홀도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재벌이나 살 수 있는 이런 그림을 잘게 조각내서 판다면 큰 비즈니스가 될 거라 착각할 수 있겠죠. 허나 미술작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나 그 작품의 미래 가격을 예측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같은 피카소라도 수준에 따라 천양지차에요. 또 시대에 따라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거든요. 게다가 피카소나 워홀의 최고 수준 작품은 뉴욕과 런던에서 거래되지, 우리 조각투자업체에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태가 터질 거라 예견했는데 결국 터졌습니다. 이번에 손실을 본 작품들은 그 회사가 보유 중인 작품 중에서 그래도 가장 팔기 쉽고, 손해를 적게 볼 수 있는 해외 작품들이라고 봅니다. 나머지 작품들은 훨씬 더 손실폭이 클 수 있고, 시장에 내놔도 아예 안 팔릴 작품들일 겁니다. 미술품이라는 게 호황기에는 팔리는 게 값이고, 척척 잘 팔립니다. 그러나 침체기나 불황에 들어서면 살 사람들이 없어지고 거래 자체가 안 됩니다. 부침이 심해 더 위험하거든요. 제 생각에는 다른 조각투자 업체들도 대체로 비슷한 상황일 겁니다.

◆투자손실 미술품조각투자,애초부터 문제

김소진:애꿎은 젊은 투자자, 일반 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됐네요.

김순응: 안타까운 일이죠. 조각투자 회사들은 이러한 시장의 변동성 가격의 등락에 대해서 해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제가 보기에는 거의 속수무책입니다. 조각투자에 IT업계와 파이낸스업계 관계자들이 창업을 많이 했는데 이해는 해요. 저도 금융인으로 주식이며 채권을 해봤는데 그 때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 미술이라는 투자상품과 미술시장에, 우리가 알고 있는 IT기술과 파이낸스 기술을 접목하면 훨씬 더 합리적인 투자방법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프랑스 중국 인도 등에서 시도를 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왜 실패했는지도 구글에 다 있어요. 정부가 조각투자 지분의 유통시장을 열어주지 않아 문제라고 하는데 그 건 지엽적인 문제일 뿐입니다.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사업입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수화 김환기의 두폭짜리 회화 '우주'. 1971년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열린 김환기 작품전에 출품된 이 그림은 김 화백을 아끼고 지원해온 재미 의사 김마태박사가 수집해 거실에 걸어두고(천정이 낮아 두점을 가로로 길게 걸었다) 수십년간 감상했던 작품이다.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나와 김환기 화백 그림 중 최고가인 132억원(수수료 제외)에 낙찰됐다. [사진=크리스티 경매] 2024.09.03 art29@newspim.com

김소전: 투자자 손실도 문제지만 미술투자의 대중화도 가로막지 않나요?

김순응: 그렇지요. 미술품 조각투자는 대중을 잘못된 길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미술의 대중화라는 그럴듯한 기치를 내세웠으나 오히려 가로막고 있지요. 미술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미술에 대한 안목을 기르려면 유망작가의 좋은 작품을 사라고 독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조각투자사들이 내건 작품들을 보세요.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 쿠사나 야요이의 '호박' 같은 온통 유명작가들의 그림들이죠. '당신도 재벌이나 살 수 있는 작품을 사서, 재벌이 된 기분을 느껴보라'는 겁니다. '우리가 유명 작품을 잘게 조각내서 투자하게 해주고, 돈도 벌어줄 거야'라고 선전하지요. 그런 작품들의 조각을 산다고 해서 그들이 미술애호가가 될까요? 오히려 이런 작품을 사야 되는구나 하면서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 작품으로부터 멀어지게 합니다. 미술투자의 대중화가 아니라 미술품의 또다른 계급화예요. 게다가 지금 당장 보세요. 그런 작품에 투자했다가 다들 손해를 봤잖아요. 손해를 본 사람은 어떻겠어요? 다시는 미술시장을 쳐다보지도 않겠죠. 배신감 때문에요. 그러니 미술 대중화의 길이 아니라 역행하는 길이죠.

김소전:취지는 좋아 보이나 실상은 반대네요

김순응: 결국 미술품 조각투자는 초보자들에게 미술품이라는 게 '돈벌이의 수단'으로 인식시키고, 돈까지 잃게 함으로써 대중들이 미술과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돌아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림을 수집해 돈을 번 사람들은 대개 작가들이 젊었을 때 그 작가 작업이 정말 좋아서 저렴한 가격대에 샀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 어마어마하게 비싼 값이 됐다 이런 식이거든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예를들면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같은 우리나라 최고 작가들의 작품도 옛날에 그들이 많이 어려울 때 한점 두점 사주며 힘을 보태준 분들이 훗날 돈을 번 거죠.

김환기 화백이 뉴욕으로 이주해 물감이며 캔버스 살 돈이 없어 고생할 때 그림을 사주며 격려하던 이들이 지금 어마어마하게 수익을 낸 게 좋은 예입니다. 김 화백의 가장 비싸게 팔린 두폭짜리 회화 '우주'도 재미교포 의사인 김마태 박사가 1971년 화가를 후원하기 위해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구입해 거실에 오랫동안 걸어두었던 작품이지요. 2019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132억원(수수료 포함 152억원)에 낙찰돼 결과적으로 큰 이득을 취했지요. 그 분들은 이득을 바라보고 산 게 아니라, 진정 작품이 좋아서 그리고 작가를 도와주기 위해 나선 사람들입니다. 이 건 서양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컬렉팅이라는 건 그런 식으로 시작해야지 조각을 사서 돈을 벌겠다 이건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잘못된 방향이에요(대담은 2편에서 계속됩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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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지법 난동' 첫 선고 2명 모두 실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전후인 지난 1월 18∼19일, 서부지법에서 발생한 난동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95명 중 2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재판장 김진성)은 14일 오전 특수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모 씨와 소모 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김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소모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 발생 4개월여 만에 나온 첫 선고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3년, 소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지난 1월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선고는 김 씨부터 진행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특수건조물 침입, 공용 물건 손상, 특수 공무집행 방해"라며 "피고인이 증거에 관해서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가 있어서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다중위력을 보인 범행이고, 범행 대상은 법원"이라며 "피고인을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에 연관되었고, 당시 발생한 전체 범행의 결과는 참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사법부의 영장 발부 여부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 규정하고, 그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 보복을 이뤄야 한다는 집념과 집착이 이뤄낸 범행"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은 공동 범행이 아니라 단독 범행이기 때문에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서만 평가한다"면서도 "다중의 위력을 보였다는 부분은 범죄사실에 포함되므로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벽돌 등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깨뜨렸고, 법원 경내로 들어가 침입했다"며 "법원 내부 진입을 막고 있던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어 폭행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소 씨의 선고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고 보관 증거 있어 유죄"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법원 경내로 들어간 다음 당직실 유리창을 통해 건물 1층 로비까지 들어가 침입했다"며 "화분 물받이로 창고 플라스틱 문을 긁히게 하고, 부서진 타일 조각을 던져 법원 건물 외벽 타일을 손괴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으로 보이고, 우발적 범행에 이르게 된 점, 초범인 점, 그밖에 양형 제반 사항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어제 딸에게 산책하며 '아빠가 어려운 사건을 선고한다'고 했더니 '이재명 사건이냐, 윤석열 사건이냐?'고 묻더라"며 "더 어려운 사건이 있겠구나 싶었지만, 결단과 선고 순간에는 어렵고 쉬운 사건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판결문을 머릿속으로 썼다가 지웠다 수없이 반복했다. 오늘 선고를 할지 말지도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선고가 정답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결정과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선고가 피고인의 남은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남은 생은 피고인 본인답게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사건과 같은 날 있던 전체 사건을 포함해 법원, 경찰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그날 직접 피해를 본 법원, 경찰 구성원분들과 지금도 피해를 수습할 관계자분들 노고에 감사하다. 기자들을 포함해 지금도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께서 사법부뿐 아니라 경찰, 검찰, 법원 전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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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500홈런…한화 12연승 끝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가 7연승 중이던 NC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간판타자 최정의 KBO리그 첫 통산 500홈런을 자축했다. SSG는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11일 KIA와 더블헤더부터 3연승을 달린 SSG는 NC를 제치고 4위 삼성과 승차 없는 5위에 올라섰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SSG 최정이 13일 NC와 인천 홈경기에서 6회말 500호 홈런을 날린 뒤 포즈를 취했다. [사진=SSG]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최정은 0-2로 뒤진 6회말 2사 1루에서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펜스를 넘기는 시즌 5호 110m 동점 투런포를 쐈다. 500홈런이기에 앞서 삼진 10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톰슨에게 일격을 가한 귀중한 한 방이었다. SSG는 곧 이은 7회초 서재철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2-3으로 뒤졌으나 8회말 대거 4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박성한의 볼넷과 최정의 내야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한유섬의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라이언 맥브룸이 고의볼넷을 얻어 만든 무사 만루에서 최준우의 역전 2타점, 1사 후 정준재의 쐐기 1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류현진. [사진=한화] 한화는 두산과 대전 홈경기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3-4로 졌다. 12연승이 중단된 한화는 이날 4연승한 LG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두산은 3-3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강승호의 볼넷 후 대주자로 나간 전다민을 1루에 두고, '1할 타자' 임종성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려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반면 한화 선발 류현진은 6이닝을 6탈삼진 6안타 1실점으로 막았지만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한화는 1-1로 맞선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노시환이 투수 앞 병살타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연장 11회말에는 노시환의 안타 후 대주자로 나간 이상혁이 채은성의 삼진 때 2루 도루에 실패했다. 이날 두 팀은 한화가 8명, 두산이 6명의 필승조 투수를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삼성 르윈 디아즈가 13일 kt와 대구 홈경기에서 5회시즌 16호 투런홈런을 날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2025.05.13 zangpabo@newspim.com 수석·투수·타격 코치를 교체한 삼성은 kt와 포항 홈경기에서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 최근 8연패에서 탈출했다. 삼성은 2회말 1사 만루에서 구자욱이 2타점 중전안타로 2-0을 만들었고, 5회말에는 홈런 선두 르윈 디아즈가 시즌 16호 우월 투런홈런을 날려 4-0으로 달아났다. 삼성 선발 이승현은 5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5연패 뒤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kt는 6연패에 빠졌다. 오스틴 딘. [사진 = LG] 잠실에선 LG가 키움을 9-6으로 따돌리고 4연승을 달렸다. 초반 6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6-6으로 동점을 내준 LG는 7회말 오스틴 딘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오스틴은 1회에도 선제 솔로홈런을 날려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다. LG는 8회말에는 홍창기와 문성주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그러나 LG는 이날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하기도 한 붙박이 톱타자 홍창기가 9회초 수비 중 다리를 크게 다쳐 웃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김도영. [사진 = KIA] 광주에선 KIA가 김도영의 결승 2루타를 앞세워 롯데를 4-1로 꺾었다. KIA는 5회말 한승택과 박찬호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김도영이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최형우가 중전 적시타를 날려 3-0을 만들었다. 8회말에는 김도영의 좌전안타와 볼넷 2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변우혁의 유격수 병살타 때 1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KIA 선발 김도현은 5.1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 2승(2패)를 올렸다. zangpabo@newspim.com 2025-05-1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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