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회 규칙 개정, 운영위서 적극 추진"
與 '권한쟁의' 검토에 尹 '임명 거부'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방안으로 상설특검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방책으로 꺼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끝까지 특검 임명을 거부할 경우 대응책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일단 "특검 임명을 거부하면 탄핵 사유"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상설특검은 지난 2014년 제정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한다. 특별법을 제정해 운영되는 개별 특검과 달리 상설특검은 이미 제정된 법률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8일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등을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발의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0일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계속 특검을 거부하니 법에 있는 상설특검이라도 하자는 것"이라며 "떳떳하다면 국회에서 의결되는대로 특검과 상설특검을 조용히 수용하라"고 윤 대통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상설특검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여당 추천권을 제한하는 국회 규칙 개정안도 발의했다. 특검 후보자 2인을 대통령에게 추천할 때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협회장과 국회 추천 4명으로 구성된 후보자 추천위를 구성해야 하는데 현행 국회 규칙에는 국회 몫 4명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추천하도록 돼 있다. 국회 규칙 개정은 운영위 소관인데 박 원내대표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어 야당 단독 처리도 가능한 상황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 규칙 개정은 운영위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방침이 정해져 있다"며 "상임위를 통과해도 본회의 의결이 필요한 사안인데 의결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6일 국감 증인 채택을 위한 운영위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상설특검을 띄우고 있으나 실효성에는 의문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여당이 국회 규칙 개정을 문제 삼아 권한쟁의 심판 등을 청구하면 추천위 구성부터 지연될 수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야당에서만 4명을 추천한다면 그 규칙은 위헌이고 위법이라 무효"라고 주장했다.
야당 주도로 특검 후보가 추천되더라도 윤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끝까지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만약 대통령이 상설특검을 임명 안하면 법률 위반이고 탄핵 사유가 된다"(박주민 의원)고 압박했으나 실질적인 대응책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도 특검을 임명하지 않는 건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도 "상설특검에 방점이 찍힌 건 아니고 (일반 특검의) 보완재 역할일 뿐"이라고 언급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