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평화 협정에 서명하게 된다면 미국도 북한과 중국, 이란 등으로부터 '끔찍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적대국들이 서로 관계를 긴밀하게 할 수록 미국은 위험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같이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나토와 함께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11월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나토] |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달 22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가졌던 트럼프 당선인과의 회동 때도 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트럼프에게 "현재 러시아가 북한에 전수하고 있는 미사일 기술을 보라. 이는 한국,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도 심각한 위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란은 미사일과 드론 기술 등을 제공한 대가로 러시아에서 돈을 받고 있다. 이 돈은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또 지정학적 갈등을 중동 지역 너머로 확산하는데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협상이 타결될 경우 김정은과 러시아 지도자, 시진핑과 이란 지도자가 하이파이브를 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을 용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야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시진핑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추이를 가장 예의주시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대부분을 점령하도록 허용하면 시진핑이 대만에 대해 무력을 행사할 용기를 더 느낄 수 있다는 우려를 언급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자신이 당선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이내에 끝낼 수 있다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캠프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현 상태로의 종전을 추진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차단하는 내용의 휴전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