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가 2년 연속 증가하며 책임경영 강화가 두드러졌지만 미등기임원의 사익편취 가능성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끊이질 않고 강조되고 있다. 소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도입이 확대됐지만 실질적 활용 사례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80개 집단, 2899개 계열회사)의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하며 경영투명성과 소수주주 보호를 위한 다양한 변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총 468개(17.0%)로, 2년 연속 증가하며 책임경영 강화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전체 이사 중 총수일가 비율은 6.5%로 상승했으며, 총수 본인은 평균 2.8개, 총수 2·3세는 평균 2.6개의 이사 직함을 겸직하고 있다.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는 163개(5.9%)로 증가했으며, 이 중 54.1%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에 소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등기임원의 의사결정 영향력과 사익편취 가능성에 대한 감시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분석대상 상장회사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은 51.1%로 과반을 유지하며, 경영 투명성을 위한 법적 기준을 초과했다. 비상장사에서도 5.3%가 자발적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97.8%로 전년 대비 1.2%포인트(p) 상승했으나 이사회 안건의 99.4%가 원안대로 가결된 점은 내부 견제 기능의 한계를 드러냈다.

ESG위원회를 포함한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사례가 증가했으며 ESG위원회의 설치율은 55.8%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소수주주의 의결권 강화를 위한 집중투표제, 서면투표제, 전자투표제는 분석대상 상장사 중 88.4%(304개사)가 적어도 하나 이상을 도입했다. 전자투표제 도입률은 86.3%로 소수주주의 참여를 용이하게 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집중투표제의 활용 사례는 올해도 단 1건에 그쳤다. 소수주주권 행사 건수는 32건으로 전년보다 감소했으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홍보와 참여 독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 증가가 책임경영 강화의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미등기임원의 사익편취 가능성에 대한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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