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10개 사 중 7개 사 투자자 예탁금 운용수익률·이용료율 차이 벌어져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교수 "시장 어려운 탓에 이용료율에 소극적"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자)과 이를 이용한 운용수익률 사이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운용수익률은 높아지는데 사용료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소위 정당한 이자(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이익을 과도하게 얻으며 예탁금 장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10대 증권사 중 7개 사의 투자자예탁금 운용수익률과 이용료율 격차가 벌어졌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2.88%포인트(p)에서 3분기에 3.14%p로 0.26%p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12.20 stpoemseok@newspim.com |
같은 기간 ▲대신증권(0.39%p) ▲삼성증권(0.26%p) ▲키움증권(0.11%p) ▲하나증권(0.07%p) ▲신한투자증권(0.04%p) ▲메리츠증권(0.02%p) 등 주요 증권사들의 운용수익률·이용료율 간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예탁금 별도 예치 운용수익률은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에 예탁금을 신탁·예치하고 얻은 이익을 말한다. 그리고 증권사는 투자자가 예탁한 금액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데, 이를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라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투자자예탁금을 통한 운용수익률은 상승하고, 이용료율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운용수익률의 경우 1분기 2.14%에서 3분기 2.54%로 0.40%p 늘어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0.26%p) ▲삼성증권(0.26%p) ▲키움증권(0.11%p)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은 신한투자증권이 동기간 0.05%p 내렸고, 나머지 증권사들은 모두 동결 했다.
운용수익률이 증가한 이유로는 증권사들의 적극적 투자가 꼽힌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간사는 "올해 이용료율 하락보다는 운용수익률 상승이 두드러진다"며 "이는 올해 증권사의 투자 업무가 활발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운용수익률이 정체된 것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시장금리 하락세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용료율은 기준금리를 기반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개별 증권사가 임의적으로 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 자체적으로 이용료율을 결정하는 체계가 있는데, 보통 시장금리를 기반으로 산정한다"며 "그런데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증권사가 이용료율을 높일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증권사의 운용 수익률이 높아지는데도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 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탁금에 있어서는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한 지형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합리적인 이용료가 지급될 수 있도록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이용료율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여러 정치적 혼란이나 증시 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증권사들이 개인 투자자에게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실적과는 별개로 이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형국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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