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지분' 행동주의 펀드 FCP, KT&G 전직 임원 대상 소송 제기
자사주 무상·저가 출연으로 1조원대 손해 주장...KT&G "허위 사실" 반박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T&G가 '1조원대 자사주 출연 손해' 관련 의혹을 놓고 행동주의 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공방을 벌이고 있다. FCP는 "KT&G의 전직 임원들이 자사주를 무상·저가 출연해 회사에 손해를 안겼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KT&G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관련해 FCP의 KT&G의 지분은 약 0.4% 수준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행동주의펀드 FCP는 KT&G 전직 이사회가 산하 재단과 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자기주식을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하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취지의 주주 대표소송을 최근 제기 했다. KT&G 21명의 임원이 2002년부터 17년간 1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기부하면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이다.
특히 FCP 측은 해당 기부가 민영진 전 사장을 비롯해 2002년 민영화 당시부터 치밀한 계획 하에 벌어졌다고 피력했다. 당시 이사회가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하는 와중에 산하 재단 등이 의결권의 12% 이상(2023년 말 기준)을 확보했고 이 지분은 최대주주인 기업은행보다 많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으로 인한 손해배상금은 전액 KT&G에 귀속되게 된다.
KT&G 사옥 전경 [사진=KT&G] |
다만 KT&G 측은 이같은 FCP의 주장에 대해 "일방적인 허위주장" 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KT&G는 "FCP 측은 회사가 산하재단 등에 의결권의 12% 이상에 달하는 자기주식을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처분 자사주의 절반에 달하는 주식은 직원이 직접 출연하는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유상출연 등에 해당해 이러한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도 이사회 결의의 충실한 진행 및 투명한 공시 등 법령상 요구되는 제반 절차를 모두 준수해 실행됐다"고 설명했다.또 공익법인과 재단 등에 자사주 일부를 출연한 것에 대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 배당금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 등이 목적이었다고 부연했다.
KT&G의 자사주 처분 방향을 놓고도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FCP는 "KT&G는 2023년 11월 자기주식 7.5%를 3년 내 소각하겠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초에 소량을 소각한 뒤 나머지 자기주식을 언제 어떻게 소각할지에 대해서는 아무 행동도, 언급도 없어 수많은 주주가 불안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상현 FCP 대표는 "KT&G는 왜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가 도입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라며 "다음 달에 방경만 사장의 첫해 성적표를 주주들에게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KT&G 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기존 보유 자사주 5%에 대한 추가 소각도 예정돼있음을 주주에게 충실히 소통한 바, 자기주식을 언제 어떻게 소각할지에 대해서 아무 행동도, 언급도 없다는 주장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일부 주주의 일방적 주장으로 기업 이미지와 사회공헌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주주 공동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당사는 앞으로도 기업가치 증대와 주주 전체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