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은행(BOJ)이 오는 23~24일에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재의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BOJ는 금리 인상의 조건으로 임금과 물가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밝혀 왔다. 올해 춘투(매년 봄 이뤄지는 노사 간 임금 협상)에서는 작년과 비슷한 대폭적인 임금 인상이 예상되며, 물가 상승률은 2%를 초과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회의를 앞두고 금리 인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도 주식이나 환율 시장에 큰 혼란을 주지 않고 지나갔다.
21일 마이니치신문은 "BOJ 내부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BOJ가 24일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2024년 7월 이후 두 번째이며, 일본의 정책금리는 2008년 10월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엔화 [사진=블룸버그] |
직전 2024년 12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임금 인상 정착과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동향을 지켜보고 싶다"며 "다음 금리 인상 판단까지는 한 단계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초 대기업들이 작년과 비슷한 임금 인상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히기 시작했고, 지난 9일 BOJ 지점장 회의에서는 임금 인상의 지속 필요성이 각 지역의 다양한 업종·규모의 기업에 확산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히미노 료조 부총재가 14일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정책의 큰 방향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설 후 시장의 초기 반응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시간 21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는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관세 폭탄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도쿄 시장에서는 주가와 환율에 급격한 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쌀 등 식료품이나 연료비가 크게 인상됐고, 기업 간에 거래되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로 원자재 등의 수입품 가격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이에 BOJ가 24일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점차 현실성을 띠고 있다.
토탄 리서치와 토탄 ICAP에 따르면 1월 회의에서 시장이 반영하는 금리 인상 확률은 지난 주말 기준 82%까지 높아졌다. 전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0.5%로 금리를 인상하는 안건을 제시할 경우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9명의 정책위원 중 과반수가 찬성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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