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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실혼 배우자와의 상속분쟁, 신탁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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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라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

A는 전처와 사별한 후 B와 재혼했다. A와 B 모두 각자 자녀들이 있었기 때문에, 자녀들을 생각해서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함께 살기로 했다. 부부는 20여 년간 사이좋게 지냈지만, 남편 A가 암 선고를 받게 되었다.

당시 A에게는 살고 있는 아파트 1채와 월세를 받고 있는 상가건물 1채가 있었고 부부에게는 A가 받는 월세 외에는 별다른 수입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A는 자신이 죽고 혼자 남을 아내 B의 생계가 걱정되었다.

A는 B와 혼인신고를 하는 것도 생각해 봤지만 그런 경우 A의 자녀들이 싫어해서 상속 분쟁이 발생할 것 같기도 하고, B가 A의 재산을 물려받은 다음 이를 B의 전남편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도 있어 그것도 내키지 않았다.

A가 사망한 후 사실혼 아내 B의 생계를 보장해 주면서도 상속 분쟁 발생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양소라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화우]

사실혼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배우자를 의미한다.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상속권이 상대 배우자로부터 재산을 받으려면 이혼하여 재산분할을 받거나 증여를 받는 수밖에 없는데, 이는 사실 적절한 방법은 아니다.

일단 사실혼 관계라고 하더라도 사이좋은 부부가 오로지 재산 때문에 이혼 소송을 하기는 쉽지 않다.

다음으로 이혼하지 않되 사실혼 배우자에게 먹고살 재산을 증여하면 상대 배우자 자녀와 상속 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상속 분쟁도 분쟁이지만, 무엇보다 사실혼 배우자가 증여받은 재산은 사실혼 배우자의 자녀들이 물려받게 된다.

따라서 상대 배우자 입장에서도 사실혼 배우자는 몰라도 사실혼 배우자의 자녀들까지 자기 재산을 받는 것은 원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혼 배우자에 대한 증여를 망설이게 된다. 이처럼 사실혼 배우자가 있으면 자산 승계에 있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최근 신탁이 이에 대한 좋은 대응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탁이란 쉽게 말하면 내 재산을 믿을 만한 자에게 맡겨서 그로 하여금 관리, 처분하고 그로 인한 수익을 수익자에게 주게 하는 것이다. 이때 재산을 맡기는 자를 위탁자, 재산을 맡아서 신탁계약대로 관리 처분해 주는 자를 수탁자, 맡긴 재산을 신탁재산, 맡긴 재산을 운용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신탁수익이라고 한다. 신탁수익을 가져가는 사람은 수익자라고 한다.

수익자는 위탁자일 수도 있고, 위탁자 아닌 제3자가 될 수도 있다. 신탁이 되면 신탁재산의 명의는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변경되며, 수탁자는 신탁계약에서 미리 정한 대로 신탁재산을 관리하고 그 수익을 수익자에게 나눠줘야 한다.

사례에서 A 부부가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와 월세가 나오는 상가건물이 있다. 이런 경우 A는 해당 아파트와 건물을 금융기관(수탁자)에게 수탁한다.

A가 살아 있을 때는 A가 신탁수익자로서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월세를 수령한다. A가 사망하였을 때 B가 살아 있다면 B와 A의 아들을 수익자로 하여 A는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상가 월세는 B와 A의 아들이 절반씩 받게 한다. B마저 사망하면 그때 아파트와 건물은 A의 아들에게 이전한다.

이렇게 되면 B의 생계가 보장될 뿐만 아니라 B의 자녀들에게 A의 재산이 넘어가지도 않으며 A의 자녀도 안정적으로 재산을 승계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A가 치매에 걸리거나 혼수상태에 빠지더라도 수탁자가 재산을 관리해 주므로 고령이나 질병에도 불구하고 재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

이때 수탁자는 금융기관이 되는 것이 보통이고 금융기관이 수탁자가 되어야 더 안전하고 신뢰성이 높다. 하지만 금융기관에게 맡기기는 부담스럽다면 가족 간에도 신탁이 가능하므로 A는 A의 아들을 수탁자로 하여 위와 동일한 내용의 신탁계약을 구성할 수도 있다.

이처럼 신탁은 다양하게 자산을 승계하고 관리하기 좋은 방법이며 사실혼 관계에서도 이를 잘 활용하면 상속 분쟁 없이 배우자의 여생과 자산 승계까지 잘 처리할 수 있다.

양소라 법무법인(유) 화우 변호사

경력
2008-현재 법무법인(유) 화우
2022-현재 서울특별시 광진구 법률고문변호사
2022-현재 관세청 자체평가위원회 위원
2020-현재 관세청 규제심사위원회 위원
2016-현재 한국가족법학회 회원

학력
2014 미국 Wake Forest University School of Law (LL.M.)
2008 사법연수원 제37기
2006 연세대학교 법과대학
2005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 외부 필진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hyun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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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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