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값 전년 대비 53% 급등...오렌지주스·커피도 7%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인들의 아침 식사 단골 메뉴인 계란과 오렌지 주스, 커피 가격 등이 급등하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압박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가 보도했다.
노동통계국의 주요 데이터에 따르면, 1월 계란 가격은 전년 대비 53% 올랐고, 전월 대비로는 15.2% 상승했다. 전국적으로 1월 대형 A등급 계란 12개 평균 가격은 4.95달러(약 7142원)로, 12월의 4.15달러(약 5988원)와 1년 전의 2.52달러(약 3636원)에 비해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월의 이전 최고치인 4.82달러(약 6954원)를 넘어선 기록이다.
같은 기간 오렌지 주스와 같은 냉동 무탄산 주스 및 음료 가격은 7.7% 뛰었고, 커피 가격은 전년 대비 3.1% 상승했다. 특히 인스턴트 커피 가격은 7.1% 올랐다. 전체 식료품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
다양한 악재들이 겹치며 식품 가격을 부채질했는데, 계란의 경우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PAI)로 인한 공급 차질이 가격 상승 배경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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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 노동통계국/야후파이낸스 재인용] |
USDA에 따르면 12월 미국의 계란 생산량은 전년 대비 3% 감소해 한 달간 총 91.2억 개의 계란이 생산됐다. 기관은 2025년 계란 가격이 2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나 최악의 경우 45.3%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조와 같은 전국 식료품점들은 공급 부족 사태로 구매 제한을 두기 시작했고, 와플 하우스와 같은 레스토랑들도 임시 할증료 적용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음료 중에서는 허리케인 헬렌과 밀턴의 영향, 그리고 지속적인 감귤 녹화병(세균성 질병)으로 생산에 타격이 생긴 오렌지 주스 가격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엘니뇨 기후 패턴 역시 세계 최대 오렌지 주스 생산국인 브라질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커피 선물은 지난 2주 동안 급등했다. 불과 몇 년 전 1달러 미만이던 커피 선물 가격은 지난 월요일 파운드당 4.30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4분기 말의 3.20달러보다도 오른 수준이다.
웰스 파고의 농식품 연구소의 브래드 루빈은 "기상 이변과 작물 부족, 그리고 거시경제적 요인들이 결합돼 수출업자와 수입업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 "엘니뇨 기후 패턴이 남미와 중미 지역의 평균 이하 강우량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전 세계 커피 공급 제한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2025-2026년 아라비카 커피 작물 전망은 악화됐고, 로부스타 최대 생산국인 베트남 역시 기상 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과 관세 정책이 식료품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역시 점차 멀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운동 당시만 해도 취임 첫날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치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제는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원유 증산과 규제 철폐, 노동 공급 확대 등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트럼프의 계획이 성공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