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치적 오해하기 쉬운 비석 각인내용 문제
[양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우리나라에서 가장 해가 빨리 뜨는 일출장소인 천성산이 있는 경남 양산시가 유럽에서 가장 늦게 일몰이 지는 포르투갈 신트라시와의 자매결연 기념으로 설치한 '천성산 기념비' 내용문구에 대한 일부 시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기념비에 새겨진 내용 중 '대한민국 양산시장 나동연'이라는 문구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6일 설치한 이 기념비는 45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폭 1.35m, 높이 3m로 조성됐다.
기념비 상단에는 태양 형상물 조형과 비석중간 좌측에는 '천성산', 우측에는 '세계를 비추는 평화의 빛'이라는 문구가 각각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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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뉴스핌] 남경문 기자 = 포르투갈 신트라시와의 자매결연 기념으로 경남 양산시가 설치한 천성산 기념비 2025.02.25 |
뒷면 하단에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가장 이른 천성산 일출이, 가장 늦은 호카곶의 일몰로 이어지며 양산시와 신트라시가 형제도시의 연을 맺다. 자매결연 2023년 6월 23일, 기념비 건립 2024년 10월 6일'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 곳을 방문한 양산시민들은 기념비 앞면 하단에 새겨진 '대한민국 천성산에서 시작된 일출이 세계 평화의 빛으로 이어지며 포르투갈 호카곶으로 지다"에 이은 내용인 '대한민국 양산시장 나동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양 도시간 자매결연을 통한 기념비 설치는 괜찮더라도 '대한민국 양산시장 나동연'이라는 개인적 치적을 기념하는 듯한 이름각인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여론이다.
시민들은 이 기념비에 대해 '나동연' 시장의 개인이름이 아닌 '대한민국 양산시'나 '대한민국 양산시장 나동연과 양산시민'이라는 양산시 및 양산시민들을 부각시키는 표현이 옳지 않냐는 지적이다.
포르투갈 신트라시 방문에 따른 경비부터 기념비 설치까지 모두가 양산시민들의 혈세로 조성된 만큼 양산시장 개인의 치적처럼 오해하기 쉬운 비석의 각인내용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념비가 설치된 곳에 조성된 천성산 일출 전망대인 '천성대'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이 전망대는 사업비 4억6000만원을 들여 107㎡의 면적으로 조성돼 있다. 석조로 바닥을 쌓고 임도 일부정비, 안내판 등을 설치하며 지난 2023년 10월 6일 착공에 지난해 1월 3일 완공했다.
조성된 일출전망대 '천성대'는 당초 기존 이용해오던 천성산 정상의 원효봉 일출전망대와는 직선거리로는 약 25m, 도로선형에 따라서는 약 100m 이상의 거리차이가 있다.
최초 양산시는 원효봉 정상에 전망대와 기념비를 설치하려 했으나 부지가 내원사 사찰 소유인데다 사찰측의 환경훼손 반대입장과 환경단체의 문제점 제기에 따라 양산시 소유의 지금장소로 계획을 이전해 조성하게 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존대로 원효봉 정상에서 일출행사를 운영하고 기념비만 간단하게 설치하면 될 것을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다른 위치에다 공간을 조성하고, 환경훼손까지 감안해 전망대를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현재 설치된 전망대 위치가 비록 큰 차이는 없지만 원효봉 정상과는 조금이라도 거리가 있는 만큼 가장 먼저 일출관람에는 지장이 없는지에 대한 일출효과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천성대 일출전망대를 가족과 방문한 한 양산시민은 "기념비에 새겨진 양산시장의 이름각인은 개인적 치적을 기념하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개인간 결연이 아닌 양 도시간의 기념을 위한 기념비인 만큼 '양산시'라는 명칭이 아닌 굳이 양산시장 개인이름을 넣을 필요가 있는 지 생각해볼 문제다"고 말했다.
양산시 천성산 정상인 원효봉은 원효대사가 1000명의 당나라 승려를 '화엄경'으로 교화해 성인으로 배출했다는 전설을 가진 곳으로 다양한 희귀식물, 곤충, 국가 자연습지가 있는 등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news234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