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힘 합쳐야"...임종석 "다양성 기반한 연합정치 필요"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연일 비명(비이재명)계 잠룡 주자들과 회동하며 통합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친문(친문재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임 전 실장은 "이재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지지할 생각"이라며 각을 세웠다. 이 대표는 재차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한 식당에서 임 전 실장과 만나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시간이다. 보수, 진보는 다음 얘기고 상식적인 세상을 만드는 그런 일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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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5.02.27 pangbin@newspim.com |
임 전 실장은 "앞으로 저는 대표께서 듣기 좋은 소리보다 쓴소리를 많이 하고 싶고 가까이서 못하는 소리, 여의도에서 잘 안 듣는 소리를 더 하려고 한다. 우리가 더 넓어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께 박수치고 싶다"며 이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어 "민주당 구조에서 이 대표님과 경쟁하려고 용기를 내고, 이 대표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성원하고 지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된다. 이 대표님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아서 이 대표께서 더 잘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은 같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집권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 국민들 마음이 모아지는 온전한 정권교체가 돼야 비로소 나라가 정상화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를 향해 분권형 개헌 등의 과제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정치를 겪은 많은 분이 양당 구조에서의 대통령제가 무한 대립 정치를 반복하지 않느냐는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민주당이 여기에 대해서도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다양성에 기반한 연합 정치가 필요한 게 아닌가"라며 "지방 분권, 균형 발전이 저는 민주당의 한 축이었다고 늘 생각했는데 언젠가부터 이런 부분에 대한 민주당의 철학과 의지가 약화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고 꼬집었다.
임 전 실장은 "대표가 확고히 재정립해 줬으면 좋겠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해온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을 구체화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며 "정권교체를 통해 내 삶이 바뀌어야 한다는 기대가 들어가야 한다. 많이 힘들겠지만 대표께서 더 분발하고 노력해 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박용진 전 의원의 말을 빌려 "운동장을 넓게 쓰자"고 답했다.
이어 "임 전 실장이 말한 포지션이랄까, 이런 게 아주 좋다고 본다. 우리가 길이 좀 좁아지고 있다. 단단하지만 좁아지는 문제가 있는데 단단하면서 넓히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너무 많이 넓혔다고 쪼개지면 곤란하고 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