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지수 4800선이 '트럼프 풋' 발동 지점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JP모간에서 글로벌 시장 수석 전략가를 지냈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무지막지한 상호관세로 세상을 놀래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장의 압력에 굴복하기 직전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시 폭락에도 자신의 상호관세를 연기하거나 관세정책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월가의 간달프'라 불렸던 콜라노비치가 보기에 이미 트럼프는 스텝이 크게 꼬이기 시작했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콜라노비치는 현지시간 7일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기본적으로 졌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그의 보디랭귀지(몸짓언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트럼프 풋(put)'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증시의 추가 급락을 막기 위해 태세를 전환하는 일명 '트럼프 풋(put)'의 발동은 "S&P500지수가 4800선 부근에 도달하는 지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콜라노비치가 예상한 트럼프 풋 발동 지점은 전일(4월7일) 종가에서 260포인트 가량 낮다. 전일 장중 한때 S&P500지수는 4835선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줄여 직전거래일 대비 0.23% 하락한 5062.25에 거래를 마쳤다.
콜라노비치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이는(트럼프의 관세정책) 일종의 광대쇼로, 정말 곧 끝나야 한다"면서 "시장과 경제는 물론이고 실제 트럼프 자신에게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시장에 관심이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시장이 경제를 이끈다"고 했다.
실제 1990년대 후반 이후 미국의 거의 모든 경기침체(리세션)는 실물경제가 아닌 자산시장의 붕괴에서 비롯됐다.
그는 "시장이 투매 제1국면의 막바지에 가까웠다"고 짚었다. 이 국면은 관세 뉴스와 성장 우려가 촉발한 (기존) 모멘텀 트레이드의 급속한 되감기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구간을 지나 "경기침체의 뚜렷한 징후가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서 실제 확인되기 시작하면 투매의 2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콜라노비치는 "이번 시장 붕괴가 이전 사례(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당시 투매 때)와 다른 점은 한 사람, 즉 트럼프에 의해 촉발됐고 트럼프에 의해 치유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장 크래시는 "인재(人災), 그것도 1명에 의한 인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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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MAGA) 모자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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