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물량은 지방에, 청약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
올 1분기 수도권 분양물량 70% 급감… 공급 절벽 현실화 우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지난해부터 수도권 분양 물량이 크게 줄어든 반면, 지방에선 증가하면서 미분양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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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2025.02.13 leemario@newspim.com |
14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1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308개 단지 중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에 46.4%(143개 단지)가 몰렸다.
지방에선 165개 단지가 분양되며 전체의 53.6%를 차지했으나, 부동산 경기침체와 맞물려 상당수가 미분양으로 이어졌다. 올 2월 기준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9179건으로 전체(2만3722가구)의 81%에 달한다.
미국 고물가 장기화 우려와 정치 변수 등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똘똘한 한 채'를 선택하고자 하는 수요자가 늘었다. 수도권 평균 청약 경쟁률은 71.4대 1로 지방 평균 경쟁률(7대 1)을 크게 상회했다.
수도권에서 분양단지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88건)였으며 서울(33건)과 인천(22건)이 뒤를 이었다. 경기에선 택지개발지구와 신도시 공공분양, 교통 인프라 확충 지역 내 분양 물량이 집중되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단지가 분양됐다.
서울은 청약 수요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평균 청약 경쟁률 기준 전국 상위 20개 단지 중 4분의 3이 서울에 위치했다.
지방에선 5대 지방광역시와 중소 도시 분양단지 개수가 각각 84건, 81건으로 비슷했다. 지방 도시 가운데 부산(24건) 분양 단지가 가장 많았다. 그 외 지방 광역시 도시 역시 두 자리 숫자를 기록했다. 경남(9건) 충북(9건) 경북(6건) 제주(3건) 세종(1건) 등은 상대적으로 공급이 제한적이었다.
지방 중소도시 평균 청약 경쟁률은 9.2대 1로 5대 광역시(3.2대 1)보다 높았다. 전북(26대 1)과 충북(22.6대 1)은 지방 도시 중 경쟁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수도권에 속하는 인천(7.7대 1)보다 높고, 경기(29.7대 1)과 비슷한 수치다.
전북 전주 '에코시티 더샵 4차'는 이 기간 지방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드러냈다. 전주 미분양 물량이 비교적 적은 데다가 개발 호재, 직주 근접 등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요인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 울산, 부산, 광주는 5대 광역시 평균에 못 미치는 청약 경쟁률을 썼다. 최고 청약 평균 경쟁률 역시 지방 중소도시에 비해 낮았다. 미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광역시에 집중된 탓에 신규 분양물량이 시장에 공급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청약 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 지방 내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수요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인해 수도권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분양 성수기로 언급되는 봄이 됐지만 시장은 당분간 잠정 휴업상태를 보일 전망이다. 다수의 건설사가 자금난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어서다. 올 1분기 기준 수도권의 전년 동기 대비 분양물량 증감률은 -69.8%다. 지역별로는 인천(-94.8%) 서울(-74.5%) 경기(-57.3%) 순이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