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로 인해 미국과 세계 경제가 심각한 역풍에 직면했다며, 2025년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IMF는 22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트럼프의) 이번 관세 조치는 그 자체로도 성장에 대한 중대한 부정적 충격"이라며, "우리의 기존 성장률 전망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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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과 동일 수준의 관세를 상대국에도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전면적인 상호 관세 전략을 발표했고,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S&P500 지수는 관세 발표 이후 9% 가까이 하락했다. 주요 교역국들도 이에 맞서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다.
IMF는 이에 따라 미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1.8%로 0.9%포인트 낮췄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도 3.3%에서 2.8%로 하향 조정됐다.
피에르 올리비에르 고린차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는 원래 2개월 이상 걸려야 할 예측 시나리오 작업을 열흘 이내에 급하게 마무리해야 했다"며 "이번 관세는 미국에 직접적인 공급 충격(supply shock)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선진국 인플레이션도 상향…美는 1%P↑
이번 보고서에서 IMF는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의 202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5%로 1월 전망치보다 0.4%포인트 올려잡았다. 미국의 경우 특히 서비스 가격과 핵심재(식료품과 에너지 제외)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물가상승률 전망이 1%포인트 높아졌다.
IMF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관세로 인한 공급 충격, 서비스 부문의 고착된 가격 구조, 핵심재 가격 상승세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돼, 전체 글로벌 인플레이션에는 일부 상쇄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 "달러 약세 전환 가능성도"
한편 IMF는 관세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고 봤다. 과거 시장 불안 때는 달러 강세가 나타났지만, 최근 주식 시장 급락과 함께 달러는 되려 약세로 전환됐다.
고린차스 이코노미스트는 "중장기적으로 관세가 미국의 교역 가능 부문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경우, 실질 기준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