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호 출협 회장 등 몇몇이 지분 70%…"도서전은 공적 재산"
출판인·저자 등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반대 서명운동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대한출판문화협회가 70년 역사를 지닌 서울국제도서전을 무리하게 주식회사로 전환 추진한 데 대해, 출판계와 독자들이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저자와 번역자와 독자와 출판계가 만나서 함께하는 축제로, 매년 정부로부터 10억 원 내외의 예산을 지원받아 왔다. 하지만 출협은 지난해 자본금 10억 원의 주식회사로 만들었다. 지분 구성을 보면 출협이 현물 출자로 30%의 지분을 가지고, 나머지 70%의 지분은 윤철호 회장을 비롯한 몇몇 개인이 가진다. 이는 오랜 역사를 지닌 공공의 문화자산을 사유화하는 행위라는 게 반대서명 캠페인을 주도하는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반대 연대 측의 설명이다.
캠페인은 시작 24시간 만에 서명 참여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4월 초 출판계에서 진행한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출판인 성명' 참여자 수(1086명)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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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뉴스핌DB] |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 전국도서전시회 시작한 국내 최대 규모의 출판 행사로, 그동안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민간 주도로 진행되어 왔으나,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도서전 수익금 정산 문제를 이유로 출협에 감사를 실시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2024년 도서전부터는 지원 방식을 바꾼 바 있다. 출협을 지원하던 방식에서 도서전 참가 출판사들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출협은 2024년 4월 서울국제도서전을 주식회사로 만들었다. '효율과 수익의 극대화'를 기치로 내세운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 시대를 연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반대 연대 측은 "이러한 주식회사 설립 과정에 도서전을 함께 만들고 가꾸어온 독자와 저자와 출판계에 어떤 설명의 절차도 없었고, 출판 및 서점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도 없이 출협 내부 이사회에서 졸속으로 추진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서전을 그동안 출협에서 주관하였다해서 출협의 소유일 수 없다는 것이 출판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그 운영과 소유권이 변경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면 더더욱 출협에 국한된 일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 반대 연대 측은 "출협 이사회에서도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의 지분 70%를 회장을 비롯한 몇몇 개인이 차지하는 것은 '공적 문화자산의 명백한 사유화'라며 반대한 이가 있었으나 묵살당했고, 주주명부와 주주간 계약서 공개를 요구하였으나 '개인 정보'를 이유로 묵살당했다고 한다. 주주의 '개인 정보'를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은, 출협 역시 '주식회사 서울국제도서전'은 공공의 자산이 아니고 명백히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한 것과 다름이 없다.소수 개인의 이익을 위한 사유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