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식 불참하고 미국 출장..."교육감으로서 기본 책무조차 외면"
3차례 해외출장 소요 경비 1억원 대..."교육혼란 외면·상식적이지 않아"
무상교육 지원금 3000억원 사라질 위기 속 지속된 해외출장 무책임 '극치'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세계 교육을 선도하겠다", "현장을 지원하겠다"는 거창한 구호를 내걸었지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발언과 현실 사이 괴리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7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해보면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나 해외출장을 다녀온 임 교육감은 각종 국제교류와 미래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경기도 교육현장은 무상교육 중단 위기, 디지털교과서 혼선, 고교학점제 파행 등으로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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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미국 하버드대서 한인 학생 간담회. [사진=경기도교육청] |
임 교육감은 2월과 3월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온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카자흐스탄으로 출국했다.
취지는 '국제교류'라지만, 대통령 탄핵 정국과 고교무상교육비 삭감 사태로 교육계가 혼란한 시기에, 교육감이 잇달아 외유를 감행한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시민사회의 반응이다.
특히 임 교육감은 3·1절 기념식에도 불참하고 미국 출장을 택했다. 이는 "경기도교육감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책무조차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또한 3차례 해외출장에 소요된 경비는 1억 원대에 이른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지원금 3000억 원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세금으로 외유를 반복한 교육감의 행태는 도민들 사이에서 '무책임과 무감각의 극치'라는 격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발언은 '세계 선도'...현실은 '무상교육 공백'
임 교육감은 "세계 교육을 선도하는 경기교육"을 자랑스럽게 내세웠지만, 현실에서는 고등학교 무상교육비 3000억 원 규모의 정부 지원이 끊기면서 경기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자체 예산으로 이 막대한 공백을 메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시민사회는 "국비 지원이 끊길 게 뻔히 예상됐는데, 도교육청은 대책 하나 없이 외유에만 열을 올렸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 AI 디지털교과서 도입도 '말 따로, 준비 따로'
임 교육감은 또 "AI 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을 미래교육의 핵심 과제로 추진했다. 그러나 현재 경기도 내 디지털교과서 채택률은 40%대에 불과하고,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과정 연계 부족, 인프라 미비, 교사 연수 부족 등으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교사들은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교육청이 퍼포먼스성 정책만 밀어붙였다"고 반발하고 있다.
◆ 고교학점제는 '선택권 확대' 대신 '업무폭탄'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선택권을 넓히는 혁신"이라는 임 교육감의 설명도 현장에서는 실체를 잃었다.
올해 1학년부터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는 출결·학사관리 부담 증가, 과목별 교원 부족, 교육격차 심화를 초래하며 교사들의 반발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
◆ 외유 반복에 도민 여론 '싸늘'
임 교육감은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교육을 선도하는 경기교육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경기교육 현장은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 절망과 혼란 속에 방치되고 있다.
"국제행보보다 내 아이의 교실을 돌봐야 할 사람"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임 교육감은 또한 "현장을 지원하고 소통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3·1절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은 "교육감으로서의 기본적 책무조차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도민들 사이에서는 "경기도교육감이 아니라 국제교육감 아니냐", "아이들 교실은 혼란인데 SNS에는 외국출장 사진만 넘친다"는 냉소가 쏟아지고 있다.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는 "지금 경기교육에 필요한 것은 '세계 선도'라는 허울이 아니라 '아이들의 책상'을 지키는 기본"이라며 "공허한 구호보다 실질적인 현장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