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이어 경제부총리까지 이탈
사상 초유의 사태에 F4 회의도 균열
금융시장 혼란 불가피, 비상대응 가동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최상목 경제부총리까지 사퇴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F4'마저 균열이 생김에 따라 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크다. 당장 가계대출 등 주요 현안 대응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이지만 조기대선까지 명확한 해결방안이 없어 혼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이어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사퇴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은 2일 0시부터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맡게 됐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의 대행' 체제가 출범한 건 헌정역사상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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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환 금융위원장, 최 부총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은 총재. 2025.04.03 choipix16@newspim.com |
이 권한대행은 이날 출근길에서 "대선을 한달 앞두고 있다"며 "무거운 책무를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공정한 선거 준비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국정 안정에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연이은 내각 사퇴와 정치권 대립 등을 감안하면 조기대선 이후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기 전까지는 혼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거시경제 당국의 수장이었던 최 전 부총리가 사퇴하면서 금융 및 외환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이른바 'F4' 회의 역시 정상적인 운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4 회의는 매주 한 차례 비공개로 진행되며 거시경제와 금융, 통화 등 금융시장 현안을 논의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극심한 혼란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회의를 진행하며 경제 방파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 전 부총리의 이탈로 F4 균열은 불가피해 졌다. 미국발 상호관세 대응 등 주요 현안 대응은 가능하겠지만, 세밀한 금융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경제부총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대다수 정부 협의는 보류 또는 중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강력한 규제로 안정세를 찾아가던 가계대출은 금리하락과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번복 사태 등으로 지난달에는 5조원 이상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증가세를 막기 위한 대책을 검토중이지만, 부동산 시장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한 대출규제 완화 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기에 늘어난 가계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의 상당 부분은 저소득 정책대출 상품으로 나타나면서 일반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를 위한 규제를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상당수다.
이처럼 충돌하는 상충된 의견속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정부와 각 부처, 그리고 금융당국간의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현 시국에서는 적절한 대응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당국은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은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을 중심으로 이날 오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개최하고 24시간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현 정치적 혼란이 금융 및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제부총리 사퇴는 안타깝지만 남은 세 사람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고 지난 계엄 사태 때도 안정적으로 대응한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시장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