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제주SK FC가 강등됐던 2019년 이후 최악의 성적으로 침체에 빠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현재 리그 13경기에서 3승 2무 8패를 거둬 강등권인 11위(승점11)까지 쳐졌다. 최하위 수원FC와 승점은 같으나 다득점에서 2골 앞섰다. 최근 4연패를 당하면서 분위가 처질대로 처지고 있다. 감독이 공석인 대구FC와 최다 패배(8패) 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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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제주SK 선수들이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12 thswlgh50@newspim.com |
제주는 올 시즌 앞두고 '100분 뛰는 축구'라는 팀 색깔을 갖고 활동량에서 우위를 가지겠다는 목표로 경기에 나섰다. 개막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FC서울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둬 올해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 기세는 바로 다음 경기에서 무너졌다.
제주의 올 시즌 초반 흐름이 1년 전 안 좋았던 모습과 비슷하거나 더 안 좋다. 지난해 제주는 리그 초반 7경기에서 3승 1무 2패로 순항 중이다가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추락했다. 올해도 13경기에 단 3승에 그쳤고, 4연패 늪에 빠졌다. 게다가 원정에선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끝없이 떨어지는 팀 성적으로 인해 제주 팬들도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했다. 6일 강원FC와 홈경기에서 3-0 패배 후 잇따른 졸전에 화난 일부 팬들이 선수단 버스를 막고 선수단과 오랜 시간 대치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난 시즌과 달라진 모습이 없다는 점이다. 제주는 지난해 베테랑 지도자 김학범 감독을 선임해 반등을 도모했다. 하지만 들쑥날쑥한 경기력과 부실한 골 결정력이 발목을 잡으며 7위로 시즌을 마감했었다. 이후 제주는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 겨울에 미지근한 움직임을 보였고 결국 전력 유지 정도에 그쳤다.
베테랑 남태희와 이창민이 팀에 합류했지만 그 외 팀의 에이스로 발돋움할 만한 선수가 영입되진 않았다. 지난해 맹활약했던 외인 공격수인 갈레고와 헤이스를 떠나보내고 에반드로(브라질)와 데닐손(브라질)으로 데려왔으나 출전 시간이 100분이 채 안 된다. 기존에 있던 유리 조나탄(브라질)도 타팀 외인들과 비교했을 때 무게감이 떨어진다.
수비 불안도 심각하다. 임채민과 송주훈이 주전으로 나서고 있지만 매 경기 불안한 장면을 연출한다. 제주는 13경기에서 20골을 내줘 12개 팀 중 두 번째로 실점이 많다. 최근 4경기에선 10골이나 내주며 경기당 2골 이상의 실점률을 보인다. 수비력 보완을 위해 직전 경기에선 장민규까지 중앙에 세워 3백 전술을 시도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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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프로축구 K리그1 제주SK FC 김학범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5.12 thswlgh50@newspim.com |
김학범 감독의 '많이 뛰는 축구'도 한계에 부딪쳤다. 부족한 전력을 체력적 우위로 극복하려고 시도했으나 선수단 구성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했다. 여름 이적 시장까지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기존 구성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변화보다 부진한 선수들을 그대로 기용하며 명단 변화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학범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 하지 않겠냐. 사실 지난해 어려운 시간을 딛고 올해 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역시 어려울 것"이라며 "선수들에게도 한 발 더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자신감을 가져야 뛰는 것도 늘어난다"며 "축구는 이겨야 분위기가 바뀐다. 우리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누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한다"며 변화 보다는 선수들의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1라운드 로빈이 끝난 시점에 부진한 선수들을 계속 믿기엔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다양한 선수 기용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다행히 부진한 수비진에는 지난해 대전에서 활약한 김재우가 대기하고 있다. 출전 시간이 적었던 외국인 선수들도 벤치에서 열을 올리고 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