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대규모 감세 법안이 17일(현지시간) 여당인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로 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이날 열린 하원 예산위원회에서 공화당 의원 21명 중 5명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온 감세 법안이 부결됐다.
부결된 법안은 법인세율을 15%로 인하하고, 연방 상속세를 폐지하며,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구간의 세율을 22%에서 18%로 낮추고, 자녀 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 공약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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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또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와 아동 건강보험 프로그램(CHIP) 예산과 푸드 스탬프 예산 등을 삭감하는 한편 조 바이든 전 정부 당시 도입된 전기차 및 태양광 등 친환경 산업 관련 세액 공제를 대폭 축소하는 항목도 포함돼 있다.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메디케이드 예산 추가 삭감과 민주당이 도입한 친환경 에너지 세제 혜택 전면 삭제 등을 요구하며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중동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안 표결에 앞서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공화당은 이 법안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며 "공화당에 '쇼맨(grandstanders)'은 필요 없다. 말만 하지 말고 끝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날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의 랄프 노먼 의원은 "우리는 보여 주기식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타협은 하겠지만, 모든 것을 다 내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표결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악한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에서 처음으로 그의 입법 요구가 좌초된 사례로, 다음 주 본회의 표결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번 주말 당내 강경파와의 타협을 위한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