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는 매출액의 3분의 2나 차지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K팝이 정점을 찍은 지금, 대형 엔터사들은 '현지화 아이돌' 전략을 통해 또 한 번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 K팝 아이돌은 한국에서 제작돼 한국어로 노래하고, 한국 방송과 무대를 주로 삼고 활동했다. 하지만 현지화 전략을 택한 그룹들은 일본, 미국 등 다양한 국가를 기반으로 현지 언어로 노래하고, 그 나라의 방송과 시장에 집중하며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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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하이브의 현지화 보이그룹 '앤팀' [사진=앤팀 공식 SNS] 2025.05.20 moonddo00@newspim.com |
대표적으로는 하이브 재팬의 앤팀, 하이브 아메리카의 캣츠아이, JYP의 니쥬가 있다. 이들은 현지 언어로 노래하고 각국의 방송과 무대에 출연하며 기존 K팝과는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성과로도 나타난다. JYP와 소니뮤직이 공동 기획한 일본 현지화 걸그룹 '니쥬'는 2024년 7월 발매한 일본 첫 EP '라이즈 업'(Rise Up)으로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 1위, 빌보드 재팬 '탑 앨범 세일즈'(Top Album Sales)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일본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하이브의 첫번째 현지화 그룹 '앤팀'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다국적 보이그룹으로 데뷔 앨범 '퍼스트 하울링:나우'(First Howling:Now)로 일본 오리콘 일간, 주간, 주간 합산 앨범 랭킹 정상을 모두 석권했고 최근 발매한 '고 인 블라인드'(Go Blind)는 발매 첫 날 56만 9천장을 판매하는 등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식 데뷔를 하지 않은 한국에서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아시아 투어 '2025 앤팀 콘서트 투어 어웨이큰 더 블러드라인 인 서울'을 6월 연다. 이 공연은 3회차 티켓을 매진시는 등 한·일 양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하이브 아메리카의 미국 현지화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는 디지털 싱글 '날리'(Gnarly)가 미국 빌보드 핫100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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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의 현지화 보이밴드 '디어앨리스'. [사진= SM] |
SM은 카카오, 영국 엔터테인먼트 문앤백(MOON&BACK)과 공동 제작한 보이밴드 '디어 앨리스'를 선보였다. 문앤백이 영국 현지에서 직접 멤버들을 캐스팅하고 SM은 음악과 안무, 보컬 등 K팝 노하우를 제공했다. 이들은 데뷔 싱글 앨범 '아리아나(Ariana)'가 영국 오피셜 피지컬 싱글 차트 2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국내 4대 기획사 중 아직까지 유일하게 현지화 그룹을 데뷔시키지 않은 YG 역시 일본 현지화 걸그룹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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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JYP의 현지화 걸그룹 '니쥬' [사진=JYP엔터테인먼트] 2025.04.10 moonddo00@newspim.com |
대형 엔터사들이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데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다. K팝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해외 시장에서 거두는 매출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2025년 1분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는 2025년 1분기 4925억원 중 71.43%에 해당하는 3575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등 3분의2나 차지했다. 반면 국내 매출은 1350억원으로 전체 26.97%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은 하이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JYP는 같은 기간 1407억원 중 822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SM, YG 등 주요 기획사들 역시 글로벌 투어, 앨범 유통, 마케팅 및 협업을 통한 현지화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팬덤 기반 K팝 시장이 전 세계로 확대된 지금, '단순히 한국 내 활동만으로는 수익과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기획사들의 판단이다. 하이브·SM·JYP 등 대형 엔터사들은 현지 팬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현지 시장에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이런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moondd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