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80% 육박은 진보·보수 총결집 상황
李 10% 넘기면 이재명 유리...미달땐 金 기대
유시민 발언 논란 등 실언, 중도층 표심 영향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6.3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는 투표율이 80%에 가까울지 아니면 70% 전후에 그칠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득표율 10% 돌파 여부, 진보 스피커 유시민 작가의 발언 논란 등 막판 실언의 표심 영향 등 세 가지다.
대선 결과는 이들의 향방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세 가지 변수는 대선 승패는 물론 후보의 득표율과 정치 미래, 각 당의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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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대선취재팀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30일 각자의 유세현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05.30 photo@newspim.com |
우선 투표율이 80%에 육박한다면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총결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권자의 이념 지형은 진보와 보수가 35% 안팎이고 중도가 30% 정도다. 따라서 양 진영이 모두 결집하면 박빙의 게임이 될 수 있다. 결국 중도의 표심에서 당락이 결정된다. 마지막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중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0% 안팎의 지지율로 크게 앞섰다. 이 후보가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태다.
투표율이 70% 안팎에 그친다면 이재명 후보가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진보 유권자가 결집한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보수 정치에 실망한 합리적 보수 유권자 상당수가 투표장을 찾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역대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난 사전투표가 '서고동저' 양상을 보인 데에서 이런 기류를 간접적으로나마 읽을 수 있다. 호남은 전체 투표율을 훨씬 웃돌았고, 영남은 저조했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56.50%)이었고 전북(53.01%), 광주(52.1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25.63%), 경북(31.52%) 지역과 부산(30.37%), 경남(31.71%) 등은 평균을 밑돌았다. 호남은 이재명 후보의 압도적 표밭이다. 영남은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당이 사전투표를 독려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물론 부정선거 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대리 투표, 투표 용지 반출 사건 등이 발생하자 보수층이 투표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게 다는 아니다. 내란 종식을 앞세운 진보 진영은 일찌감치 결집한 상태였다. 반면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후보 선출 내홍, 이재명 대세론 등의 영향으로 보수 유권자의 실망이 컸고 이것이 결집력 저하로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사전투표의 서고동저는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이 10%를 넘을지도 관심이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15% 이상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마지노선은 10%를 넘기는 것이다. 이 후보는 1일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돼 펼쳐질 세상이 두렵다면, 이재명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저 이준석과 개혁신당을 키워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개혁신당 당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도 "이준석과 개혁신당이 15%를 넘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두고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다"고 했다. '40대 기수론'을 앞세운 그는 이재명 후보는 '환란 세력', 김문수 후보는 '내란 세력'이라고 싸잡아 공격하며 양당 정치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이 15%에 근접한다면 이재명 후보가 유리해진다. 이 후보가 마지막 여론 조사에서 기록한 45%에서 50% 정도의 지지율 기조가 유지된다면 김문수 후보는 산술적으로 40%를 넘기기 어렵다.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는 것이다.
이준석 후보가 10%를 넘기는 경우도 역시 이재명 후보가 유리해지는 구도다. 이준석 후보는 차기 주자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반대로 이준석 후보가 10%에 미달하고 사표 심리로 이 후보의 표가 김문수 후보 쪽으로 이동한다면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박빙의 게임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준석 후보가 2일 대구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치는 것은 보수의 텃밭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제주에서 시작해 부산 대구를 거치는 유세 일정을 짠 것은 텃밭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마지막 주말 영남을 찾은 것은 대선 승리를 위해 영남의 득표율을 제고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막판 실언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변수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유시민 작가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에 대해 "유력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가 없는 자리다. (설씨는)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다. 그러니까 '제정신이 아니다' 그런 뜻"이라고 말해 엄청난 비하 논란을 불렀다.
유 작가는 파문이 커지자 애매한 해명성 사과를 했고, 대응을 유보했던 이재명 후보는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유 작가가 사과한 만큼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을 방치할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 아들의 음란 게시글과 온라인 도박 의혹, 민주당이 제기한 리박스쿨의 댓글 조작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의 김문수 후보 지지 촉구 발언 등도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는 변수들이다.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해 이재명 후보 아들 문제를 제기한 이준석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댓글 의혹과 윤 전 대통령의 지지 발언은 김문수 후보의 감표 요인이다. 국민의힘이 투표일 직전에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유다.
투표율과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 막판 실언의 표심 영향 등이 대선 결과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에 따라 대선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