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상호관세 서한을 받지 않은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무역 합의에 다가섰다고 현지시간 7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마로시 세프초비치 EU 집행위 무역·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주 워싱턴에서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를 만난 뒤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고 보고했다고 올로프 질 유럽집행위원회(EC)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EU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7일 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좋은 통화를 했다"고 밝혀 합의에 다가섰음을 시사했다.
EU는 유럽산 항공기와 부품, 의료 장비, 주류 등에 대한 미국의 기본 관세 10%를 수용하되, EU 자동차기업들에 대한 25% 관세를 낮춰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EU는 트럼프의 10% 보편 관세를 수용하는 한편 의약품 등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고율 관세를 면제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EU가 미국 철강업체에 부과하는 탄소세 면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현재 EU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50%,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는 25%, 기타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미국은 의약품과 반도체에도 추가 관세를 검토 중이다.
미국이 정한 7월 9일 관세 유예 시한을 3일 남기고 미국과 유럽연합은 큰 틀의 무역 합의를 목표로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일단 큰 틀에서 개괄적 합의를 본 뒤 세부 사안에 대한 협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협상이 실패해 미국의 상호관세가 시행될 경우에 대비해 일부 미국 제품에 대한 보복 조치를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7일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14개 교역국에 서한을 보내 8월 1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25%의 상호관세율을 통보하는 서한을, 라오스와 미얀마에는 40%, 남아프리카공화국에는 30%, 말레이시아와 카자흐스탄에는 25% 등의 상호관세가 적힌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상호관세율 조정과 함께 시행 일정(8월1일 발효시점)에 있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뒀다. 협상 국가들의 제안을 받아 본 뒤 발효 시점을 재차 연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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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월 다보스 포럼서 만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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