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숙청, 혁명' 언급했지만 정작 이 대통령 앞에선 "오해 확신"
북미대화, 조선업 제건, 제조업 르네상스, 평화 중재 등 화제 올라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두 정상이 만나기 전 파국 직전까지 간 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지만 훈훈한 분위기 속서 마무리된 '롤러코스터' 회담이었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예측불가한 특성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오전 9시20분(현지시간, 한국시간 25일 밤 10시20분) 자신의 소셜미디어 투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라며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는 글을 뜬금없이 올렸다. 그는 이어 사뭇 단오한 어조로 "우리는 그것을 수용할 수 없고, 거기(한국)서 사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정상회담 1시간쯤 전에는 기자들에게 자신의 글에 대해 "나도 모른다, 한국 대통령을 만나면 물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정작 정상회담 뒤 기자들의 질문에는 "교회 수색은 한국답지 않은 일"이라며 "오해라고 확신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시30분 이재명 대통령의 도착에 맞춰 백악관 현관에 나와 함께 악수한 뒤 "좋은, 훌륭한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정상회담 장소인 오벌 오피스로 이동한 양국 정상은 이 대통령이 준비해간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특급 칭찬'에 힘입어 금새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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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8월25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들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평화 중재자로서의 능력을 부각하며 자연스레 미북대화 가능성을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분이 좋다며 화답했다. 이어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 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의 제조업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챙길 건 확실히 챙기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한미 양국 간 통상협의 최종 논의에서 "한국이 무엇을 얻어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한국이 양보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한미군 부지에 대해 현재 임차 방식 대신 소유권을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한미군 감축은 당장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신 미군 기지 부지를 소유하겠다는 욕심을 드러낸 것.
이 날 언론에 공개된 양국 정상 간 회담은 많은 한국과 미국의 기자들이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고 미국 기자들은 특히 우크라이나 중재에 관한 질문을 계속하기도 했다.
이 날 한미 정상회담은 애초 백악관이 기자들에게 배포한 이 대통령의 도착 시간이 30분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늦게 시작했고 1시간 만인 오후 1시35분께 마무리됐다. 이후 양국 정상은 수행원들과 함께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을 위해 케비넷룸으로 자리를 옮겨 논의를 이어갔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