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2분기 실적 '반토막'...자동차 수출 27% 급감
현대차, 4년간 31조 美 투자 발표...삼성·SK·LG 추가 투자 압박 거셀 듯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 관세 부과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어닝 쇼크' 수준의 부진한 2분기 실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수출 불확실성에 2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알루미늄 부품의 원산지를 따져 관세를 메기는 파생관세와 환율, 물류비 증가, 수요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이미 4월부터 품목 관세가 적용된 자동차 업계는 5월부터 실적이 급전직하한 상황이다. 올해 5월까지 미국 수출액 증감률은 철강은 16.3% 감소했고, 자동차는 27.1%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1일까지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이 실패할 경우 수출 감소는 물론 미국 투자 확대 압박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 보낸 서한에서 "아시다시피, 한국이나 한국 기업이 미국 내에서의 제품 제조 및 조립을 결정한다면 관세가 전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내 직접 투자를 촉구했다.
◆ 삼성·LG전자, 2분기 실적 '반토막'...자동차 수출 27% 급감
8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621억 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약 645억 달러) 대비 약 23억 달러(3.7%) 감소했다. 대미 수출 양대 품목인 자동차(-16.8%)와 일반기계(-16.9%)는 평균치보다 감소 폭이 5배가량 높아 직격탄을 맞았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3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9.2%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9% 줄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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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미국 연방 하원의장,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가 자리한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이미 국내 주요 기업들은 수출가격 인하와 베트남, 멕시코 등에서의 생산 확대 등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수익성 악화를 막지 못하고 있다. 2분기 들어 미국 통상 정책이 본격화하며 보편관세와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 등 비용 부담이 커진데 따른 영향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반도체 착시효과(반도체 수출 호조)를 제외하면 주력 업종에서의 수출 감소, 실적 채산성 악화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5%의 상호관세가 8월부터 부과되면 미국향 제품들이 수출 경로에 따라 국가별 상호관세가 추가된다. 앞서 스마트폰은 이달부터 최소 25%의 품목 관세가 붙고 있다. 베트남 상호관세율이 46%에서 20%로 낮춰졌지만, 기존보다 20%의 부담이 더해진 상황이다.
◆ 현대차, 4년간 31조 美 투자 발표...삼성·SK·LG 추가 투자 압박 거셀 듯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의 미국 직접 투자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이 직접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향후 4년간 210억달러(약 31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향후 4년간 자동차 생산 분야에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에 61억 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 63억 달러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데, 현지에 제2공장 등 기존 투자의 2~3배에 달하는 추가 투자를 고심중이다.
SK그룹은 배터리 자회사인 SK온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후공정 투자 등 다양한 분야의 미국 내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투자 기업으로 거론된다.
미국 애리조나에 독자 배터리 공장을 건설중인 LG는 향후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 거점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일단 정부의 추가 협상을 지켜보면서 향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수 밖에 없다"며 "8월부터 상호관세 25%가 현실화하면 수출 감소는 물론 실적 악화도 불가피해 미국 직접 투자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