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소폭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14포인트(0.20%) 오른 4만4459.65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81포인트(0.14%) 전진한 6268.56으로 집계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4.80포인트(0.27%) 상승한 2만640.33을 가리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3대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오는 8월 1일부터 3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하락 출발했으나, 다시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언제나 겁을 먹고 물러선다) 트레이드가 강해지며 지수들이 낙폭을 반납하고 이내 상승 전환했다.
장중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요 교역국에 보낸 관세 서한이 무역협정을 마무리 한 것이라면서도 항상 대화에 열려 있다며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무기 지원을 발표하고 50일 안에 러시아가 평화 협정을 맺지 않으면 러시아 교역국에 100% 관세 부과를 경고했는데, 투자자들은 이같은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
이번 주부터 본격화하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와 내일(15일)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공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단 평가다.
비트코인이 12만 달러를 뚫고 오르면서 관련주는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보유량을 60만 개로 늘렸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주가가 3.78% 상승했다.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도 각각 1.80%, 1.65% 올랐다.
미국 국채 시장은 다시 출렁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의 중도 퇴진 가능성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30% 관세 폭탄 예고가 맞물리며, 채권 시장은 연준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불안과 물가상승 우려에 반응했다.
이날 미 국채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장중 4.971%까지 치솟으며 5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독일과 일본 국채시장에서의 장기물 금리 상승 흐름과 맞물려,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20년물 국채 금리가 2000년 이후 최고치를, 30년물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며, 차기 총선을 앞두고 재정지출 확대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이날 4.441%까지 상승하며 4주 만의 고점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2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는 54.2bp(1bp=0.01%포인트)까지 벌어지며 약 2주 만에 가장 가팔라진 수익률 곡선을 보였다. 다만 단기물인 2년물은 3.896%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유로화와 엔화 대비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0.19% 오른 98.07을 기록했고, 유로/달러는 장중 1.1649달러로 3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전장보다 1.15달러(1.63%) 내린 69.21달러를 기록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배럴당 1.47달러(2.15%) 밀린 66.98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러 제재가 실현되지 않을 것이란 투자자들의 예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50일이란 협상 시간이 많아 보였단 진단이다.
금값은 3주래 최고치에 도달한 피로감과 안전자산 선호 후퇴에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1% 내린 3359.10달러에 마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35포인트(0.06%) 내린 546.99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94.67포인트(0.39%) 떨어진 2만4160.64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1.12포인트(0.27%) 하락한 7808.17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56.94포인트(0.64%) 오른 8998.06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08.47포인트(0.27%) 상승한 4만186.35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6.80포인트(0.19%) 오른 1만4036.00으로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 EU에 적용할 관세율이 30%라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협상 대표를 맡고 있는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집행위 무역·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트럼프 발표 직전까지도 미국과 EU간 협상이 막판에 다다랐다고 알렸는데, 찬물이 끼얹어진 셈이다.
주요 섹터 움직임 중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자동차의 하락이 크게 눈에 띄었다. BMW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가 각각 약 2%씩 주저앉았다.
미국 시장에 의존도가 높은 주류도 약세를 보였는데, 코냑 브랜드인 레미 마틴과 루이 13세를 소유한 레미 코앵트로는 3.4%, 마르텔과 오지에의 소유주인 페르노리카는 1.2% 하락했다.
유로존 은행주는 0.5% 상승하며 전체 지수의 하락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했다. 방코 BPM, BPER 방카, 방카 포폴라레 디 손드리오 등이 5~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인도 증시는 하락했다. 센섹스30 지수는 0.30% 내린 8만 2253.46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27% 하락한 2만 5082.3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양대 벤치마크 지수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글로벌 관세 전쟁 격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어닝 시즌이 부진한 출발을 하면서 투자 심리가 약화됐다.
이날 정보기술(IT)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가장 먼저 1분기 실적을 보고에 나선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가 실망스러운 성적을 공개하면서 니프티IT 지수는 지난주 약 4% 하락한 데 이어 이날에도 약 1% 하락했다. HCT 테크놀로지는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1.5% 이상 내렸고, TCS도 1.2%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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