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민원 해결 못했다며 예산 삭감"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문재인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여 있는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에게도 '갑질'을 했다고 폭로하며 임명에 반대하고 나섰다.
21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정 전 장관의 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4일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 중에 청문위원에게 전달했지만 공론화되지 않았고, 강 후보자의 임명 강행 소식이 전해지자 지인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해당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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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2025.07.14 mironj19@newspim.com |
정 전 장관은 "강 의원과 관련해 관련 보도가 심상치 않아 제가 여가부 장관이었을 때 있었던 일을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다"며 강 후보자로부터 지역구 사업 관련 요청을 받았을 때의 일화를 적었다.
정 전 장관은 강 후보자가 당시 본인의 지역구에 '해바라기 센터' 설치를 요청했다. 정 전 장관은 센터에 필요한 산부인과 의사 확보를 위해 이대서울병원 총장에게 의논했지만 협조를 얻어내지 못했다고 강 후보자에게 설명했다.
이에 강 후보자가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고 화를 냈고,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을 삭감했다는 것이 정 전 장관의 주장이다.
정 전 장관은 "의원실에 가서 사과하고 한 소리 듣고 예산을 살렸던 기억이 난다"며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 해결 못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부처 장관에게도 지역구 민원을 해결 못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등의 갑질을 하는 의원을 다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며 "전체적인 당의 분위기도 뒷짐 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이런 안 좋은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민주 정부 4기의 성공을 간절히 희망하는 저의 진의를 잘 살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한국 1호 여성학 박사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때인 2020~2022년 여가부 장관을, 노무현 정부 때인 2007~2008년에는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을 지냈다. 한국여성학회 회장과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을 역임했다.
현편 강 후보자는 자신의 보좌진에게 쓰레기를 버리라거나 변기를 수리해달라고 지시했다는 등 '보좌진 갑질' 의혹을 받고 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