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BBA 시행에 따라 하반기 전기차 신차 효과 少
2분기 실적서 관세 비용 본격 반영 예정…수익 약화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미국의 전기차 감세 혜택 조기 종료와 고율 관세 부담이 맞물리며 현대차와 기아의 하반기 미국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먼저 하반기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내연기관 중심의 모델로 수익성을 방어하면서 시장 점유율 유지에 나설 예정이다.
21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추진한 대규모 감세법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 시행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판매액이 연간 최대 2조7244억원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간 전기차 판매량도 최대 4만5828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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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올 뉴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
OBBBA는 기존 2032년 말까지였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오는 9월 말로 조기 종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미국에 생산지를 둔 제조사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다.
◆세액 공제 포함된 5개 차종도 9월에 혜택 종료
현대차·기아는 올 1월부터 아이오닉5·9, EV6·9, 제네시스 GV70 등 5개 차종이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며 수혜를 기대했지만, 혜택 종료 시점이 하반기 신차 출시 및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과 겹치며 수요 위축 우려가 커졌다.
전기차 수요 약화 조짐은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6.9% 감소한 7191대에 그쳤다.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는 15.8% 증가하며 2만1443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관세 부담도 본격화된다. 현대차·기아 2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관세 비용이 반영될 예정인데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각각 3조6292억원, 3조12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1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에서 앨라배마, 조지아,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등 3개 공장을 운영하며 연간 120만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 내 판매량의 약 60% 수준으로, 관세를 줄이기 위한 현지 생산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된 HMGMA는 하이브리드, 내연기관까지 혼류 생산하는 방향으로 조정되며 전략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내연 기관 갖춘 '팰리세이드' 기대 차종으로 부상
이런 가운데 하반기 미국 시장의 핵심 전략 차종으로 꼽히는 '디 올 뉴 팰리세이드'의 성과가 주목된다. 팰리세이드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공식 적용한 하반기 유일한 신차로 내연기관 수요와 친환경차 수요를 모두 겨냥한다. 상반기 누적 판매는 9만7706대로 이미 전년 동기 판매량을 넘어섰으며 이달 말 미국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 판매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하반기 미국 시장 내 2세대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팰리세이드'와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아이오닉6'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에서는 K4 해치백을 출시한다. K4의 경우 일부 외신에서 유럽, 호주에서 하이브리드 출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 출시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현대차의 경우 아직 미국에서 특정 차종에 대한 경쟁력을 리드하면서 소비자에게 구매를 독려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라며 "미국 소비자 반응에 따라 유연하게 공장 운영을 하는 것으로 기본으로 하고 수익률을 따지기보단 지속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bean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