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 나란히 최대 실적
금리인하 국면에도 비이자이익 늘어
자사주 매각 등 주주환원율 50% 확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10조원을 뛰어넘는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시장 금리하락 등 어려운 환경에도 환율 효과와 유가증권 관련 이익 및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늘면서 우리금융을 제외한 3개 금융그룹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룹별로 내놓은 역대급 주주환원책도 눈길을 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4대 금융그룹은 총 10조 32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작년 같은 기간 9조3522억원보다 10.4% 증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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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5.07.25 romeok@newspim.com |
금융지주 중 가장 큰 실적을 낸 곳은 KB금융이다. KB금융은 상반기 3조 43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한 수치다. 유가증권, 파생손익 개선 등 기타 영업손익이 개선되면서 그룹의 비이자이익이 10% 이상 증가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계열사별로는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이 2조 1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3% 급증했다. KB국민카드(1813억원), KB증권(3389억원), KB손해보험(5581억원)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29.1%, 9.9%, 2.3% 줄었으며 KB라이프생명은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한 189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대 수준인 3조 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었다.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성장세를 이끌었고 전년도 발생했던 홍콩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 등 일회성 비용의 소멸도 영향을 미쳤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난 2조2668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과의 격차를 800억원 가까이 벌리며 '리딩뱅크' 타이틀을 지킨 것이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2466억원), 신한캐피탈(639억원)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각각 35%, 41% 줄었고 신한투자증권(2569억원), 신한라이프(3443억원)의 순이익은 각각 25%, 10% 늘었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2조 3010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KB, 신한과 마찬가지로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트레이딩 실적과 수수료 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성장을 이끌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 늘어난 2조 851억원을 거뒀다. 하나카드(1102억원)와 하나증권(1068억원)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5.4%, 18.5% 줄었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우리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 55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했다. 올 초 시행한 희망퇴직 비용과 책임준공형 신탁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그룹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줄었다. 우리카드는 760억원, 우리금융캐피탈은 670억원, 우리투자증권은 17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작년 순손실을 냈던 우리금융저축은행은 11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이들 4대 금융그룹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따른 주주환원책도 눈길을 끈다. KB금융은 주당 920원의 현금배당과 8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내놨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 13.5% 초과 자본을 하반기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KB금융의 주주환원 기준에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KB금융의 올해 연간 주주환원율을 업계 최고 수준인 51.6%로 추산하고 있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상무는 "금번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결정으로 올해 주주환원 규모가 총 3조 100억원에 달하게 되며 최근 시장 컨센서스를 감안할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주당 570원의 배당금과 함께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취득·소각 계획을 내놨다. 이번 자사주 취득·소각 한도 중 6000억원은 연말까지, 잔여 2000억원은 내년 초 취득할 예정이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목표치(13.1%)를 넘은 만큼, 통 큰 자사주 정책을 내놓은 셈이다.
하나금융은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ㆍ소각과 주당 913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앞서 올 초 발표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상반기에 조기 이행한 이후 추가 환원책이다. 이에 따라 연내 최소 6000억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이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 2분기 배당금을 1분기와 동일한 주당 200원으로 결정했다. 하반기에는 동양생명·ABL생명 편입 효과로 비은행 부문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금리 인하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도 비이자이익 중심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관리를 이어가면서 비이자이익 확대 등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