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2조 수주에 '7만전자' 돌파…11개월 만의 복귀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약 22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며 약 11개월 만에 '7만전자'를 재돌파했다. 2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초미세공정 수주에 성공한 데다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도체 사업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4500원(6.83%) 오른 7만400원에 마감했다. 장 전 대규모 수주 소식이 전해지며 2%대 상승 출발한 주가는 오후 들어 상승 폭을 키웠다. 거래량은 3528만주로 최근 평균의 약 3배 수준이며, 시가총액은 416조7425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7만원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 4일 이후 처음이다. 또한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 5일 7만1200원을 기록한 이후 약 11개월 만에 7만원선을 재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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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 깃발 [사진=뉴스핌DB] |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688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달 초부터 꾸준히 비중을 늘려온 외국인은 주가가 6만원대 중반을 돌파한 이후 본격적인 매수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은 2548억원, 금융투자도 1889억원 규모로 동반 매수세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차익 실현에 나서며 988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7월 들어 상승 흐름을 지속해왔다. 지난 1일 6만2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외국인 수급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 힘입어 점진적인 상승세를 탔다. 21일에는 6만7800원까지 상승했으며, 이날 장중 7만400원에 마감하여 연중 최고치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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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삼성전자가 22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주가가 급등 중인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2025.07.28 yooksa@newspim.com |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테슬라와의 초대형 수주 계약 발표다. 삼성전자는 이날 약 165억4416만달러(한화 약 22조7647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이달 24일부터 오는 2033년 12월 31일까지로,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약 299조원)의 약 7.6%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다.
삼성전자는 고객사의 비밀 유지 요구로 계약 상대는 '글로벌 대형기업'으로만 명시했지만, 27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직접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계약 사실을 언급하며 테슬라인 것이 공식화됐다.
이날 머스크는 "삼성의 텍사스 테일러 공장이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할 예정이다.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계약"며 "삼성은 현재 테슬라의 AI4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설계를 마친 AI5 칩은 TSMC가 대만에서 생산을 시작하고 이후 애리조나 공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인공지능(AI) 칩 'AI6' 생산을 핵심으로 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당 칩은 2나노급 초미세 공정으로 제조될 예정이며, 이는 삼성전자가 2나노 양산 역량을 본격적으로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계약이라는 평가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재 TSMC와 함께 2나노 공정 상용화를 놓고 경쟁 중인 대표적 파운드리 기업 중 하나다. 일본의 라피더스도 시제품을 제작하며 가세하는 가운데, 삼성은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AI·고성능컴퓨팅(HPC) 등 차세대 칩 생산 기반을 확대해 왔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