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뉴스핌] 박승봉 기자 = 경륜경정총괄본부는 '출발이 반이다'는 격언이 유독 잘 들어맞는 스포츠가 경정이라고 3일 밝혔다. 1턴 주도권이 곧 순위를 좌우하는 만큼 스타트 방식에 따라 경주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이 경정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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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항주에서 자리를 잡은 후 출발하는 플라잉 스타트.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
경정의 스타트 방식은 크게 플라잉 스타트와 온라인 스타트로 나뉜다. 각각의 방식은 출발 조건, 전략, 승부 포인트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이를 잘 이해하는 것이 경정 적중률을 높이는 핵심 포인트다.
◆ 플라잉 스타트, 스타트 강자가 유리한 전통의 방식
플라잉 스타트는 경정이 시작된 지난 2002년부터 적용된 대표적인 출발 방식이다. 선수들이 대기 항주에서 유리한 자리를 점한 후 출발신호에 맞춰 출발선 통과 여부로 성패가 갈린다. 신호 후 0초에서 1.0초 이내에 출발선을 통과해야 하며, 0초 이전에 통과하면 '플라잉(F)', 1.0초가 넘으면 '레이트(L)' 위반으로 실격 처리된다.
이러한 위반은 단순 실격을 넘어 등급 강등 등 행정처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선수들은 고도의 집중력으로 출발에 임한다. 하지만 이 제도의 장점은 분명하다. 모터 기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스타트 능력만으로 1턴을 장악할 수 있어, 전개 주도권을 쥐기 유리하다.
현장에서 스타트 능력으로 주목받는 선수로는 심상철(7기), 김완석(10기), 김응선(11기), 조성인(12기) 등이 있다. 이들은 평범한 모터를 받아도 스타트 한방으로 경기 흐름을 뒤집는 저력을 갖춘 베테랑이다.
◆ 온라인 스타트, 기력과 반응 속도의 정면 승부
온라인 스타트는 지난 2016년부터 일부 경주(주로 15~17경주)에 도입된 방식으로, 6명의 선수가 계류장에서 동시에 출발해 순위를 겨루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플라잉 방식이 무리한 스타트로 인해 실격자가 발생하고 경기 흐름이 깨지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탄생했다.
이 방식에서는 모터의 기력과 선수의 반응속도가 결정적인 변수다. 스타트 라인을 놓고 줄다리기 하듯 주도권을 노리는 플라잉과 달리, 온라인 스타트는 순수한 기계력과 경기 집중력이 좌우한다. 코스보다 모터 성능과 선수 체중 등 물리적 조건이 더 중요해지며, 여성 선수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최근 온라인 스타트 경주에서는 손유정(16기), 김미연(17기), 신현경(9기), 이수빈(16기) 등 중·하위권 여성 선수들이 잇따라 입상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서범 경정코리아 경기 분석위원은 "불꽃 튀는 스타트 경합과 1턴 싸움이 압권인 플라잉 경주, 그리고 모터와 선수 피지컬이 승패를 가르는 온라인 스타트는 각각의 매력이 뚜렷하다"며 "스타트 유형에 따라 분석 방식도 달라져야 팬들도 이를 참고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1141wor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