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양산성, 낮은 원가 감안하면 이익 유지될 것"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 심화로 추가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동희 SK증권 반도체 연구위원은 8일 SK하이닉스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경쟁사의 시장 진입 자체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추가적인 점유율 상승은 산술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공급망 합류를 추진하고 있고, 미국 마이크론도 HBM 납품 물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분석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에 대부분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HBM3E 일부를 엔비디아에 공급 중이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단계에 있다.
향후 시장 환경에 대해 한 연구위원은 "시장에서는 HBM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민하고 있다"며 "경쟁사가 HBM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그로 인해 HBM 가격과 동시에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경우를 가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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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SK증권 반도체 연구위원이 인터뷰를 나누는 모습. [사진=SK하이닉스] |
이어 "이러한 과정은 과거부터 매번 거쳐왔던 과정이고 1위 사업자의 숙명"이라며 "향후 경쟁사가 시장에 진입하게 되더라도 SK하이닉스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 출혈경쟁을 하기보다는 가격과 물량의 최적점에서 수익성을 지키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 "AI 사이클에서 핵심은 과거 일반 메모리 사이클처럼 점유율만 중요한 게 아니라, 이익과 수익성 극대화 전략이 더 중요하다"며 "SK하이닉스의 높은 양산성과 낮은 원가를 감안하면 HBM 공급 경쟁 속에서도 차별적인 이익과 수익성의 포인트는 여전히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메모리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AI 사이클에서는 누가 더 높은 성능의 제품을, 고객이 원하는 적절한 시기에, 높은 신뢰성으로 납품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며 "SK하이닉스는 이러한 경쟁에서 완벽히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기존 HBM 시장에서는 수율이 가장 큰 제약사항이었지만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부터는) 다이(Die) 패널티도 제약이 될 수 있다"며 "공급과정에서 제약 사항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HBM 공급과잉 우려는 다소 과하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물량을 이미 모두 판매했으며, 내년 물량 계약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은 "HBM 계약의 완료가 지금의 메모리 시장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하반기 업황은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 계약 절차가 마무리되지는 않았기에 내년을 전망하기에 불투명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AI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고 내년에도 견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