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출범 41일만, 피의자 소환 일주일 만에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김영은 기자 =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됐다. 김건희 특별검사(특검)가 지난달 2일 공식 수사에 착수한 지 41일 만으로, 김 여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지 일주일만이다.
김 여사는 헌정사상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처음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고, 이후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법정에 서는 불명예까지 안을 위기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0시10분부터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여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영장을 발부했다.
정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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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출범 직후부터 '삼부토건 주가조작', '공천개입', '집사게이트', '양평·공흥 특혜', '코바나 대가성 협찬' 등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 전반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수사를 단행했다.
우선 가장 먼저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삼부토건 의혹이었다. 특검은 지난달 3일 삼부토건 본사를 압수수색한 뒤 하루 뒤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소환했다. 같은 달 8일에는 '공천개입 의혹'으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김상민 전 부장검사 사무실·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같은달 14일에는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으로 국토교통부 등을 압수수색했고, 삼부토건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대표 등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건희 특검은 다른 특검과 달리 핵심 피의자들이 자취를 감추는 위기도 겪었다. '집사게이트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예성 씨가 사라지자 특검은 지난달 16일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곧바로 지명수배와 인터폴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
삼부토건 의혹과 관련해선 영장실질심사 당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이 도주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특검은 같은달 22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에 돌입했다.
핵심인물 신병확보에 나서면서도 특검은 또 다른 피의자 내지는 참고인을 상대로 소환조사를 이어 나가며 수사를 계속했다.
특검은 집사게이트 의혹과 관련된 투자사 및 관계사 기업인 13명을 부른 데 이어 김씨의 아내 정모 씨를 소환조사한 끝에 이날 김씨의 귀국을 유도하고 그를 직접 체포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검은 김 여사의 지인과 인척 등 주변인물도 직접 겨냥했다. 특검은 지난달 19일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자택·차량을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지난달 21일에는 김 여사뿐만 아니라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을 전격 통보했으며, 같은달 25일에는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 씨를 포함한 일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등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도 단행했다.
아울러 특검은 김 여사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알려진 조연경·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차례대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 6일에는 김 여사가 직접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은 두 차례의 체포영장 집행에도 윤 전 대통령 조사에 실패하면서, 그에 대한 조사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못했다.
한편 특검은 법원에 약 800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영장심사에 대비했다. 김 여사는 법정에서 "결혼 전 문제들까지 지금 계속 거론되어 속상한 입장"이라고 말했으나 구속영장 발부를 막진 못했다.
hyun9@newspim.com